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IOC,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논의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e스포츠가 단지 문화생활인가 스포츠인가’라는 언쟁은 e스포츠 초창기부터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e스포츠의 달라진 위상과 관심을 살펴본다면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 인정은 점차 가까워지는 듯하다.
태국은 지난 9월 25일 e스포츠를 정식 프로스포츠로 인정했다. 태국의 e스포츠 모든 선수와 팀이 태국 체육 당국(SAT)에 속하게 됐다. 태국 e스포츠연맹(TESF)이 정기적인 대회와 세미나, 워크숍 등을 운영하면서 국가 내 인기가 높아진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e스포츠 종주국인 우리나라 경우 최근 정치권에서도 정식 스포츠 채택에 속도를 내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e스포츠의 달라진 위상에도 대한체육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15년 전 국정감사에서 e스포츠의 정식 종목 추진과 관련한 질의를 했는데 지금도 같은 질의를 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IOC(세계올림픽위원회)는 2017년 스위스 로잔에서 e스포츠는 정식 체육 종목이라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항정우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 6개 종목이 메달 종목이 됐기 때문에 우리는 국가대표 선발해야 하지만 우리는 e스포츠가 체육 종목이 아니다"며 "체육 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상무팀도 만들지 못하고 국가대표 선발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e스포츠는 최근 몇 년 전부터 M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와 소비를 덕분에 정식 스포츠 가능성을 보여왔다. 그러던 중 코로나19로 전통 스포츠 타격에도 온라인이라는 강점으로 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게임·e스포츠 시장 조사 전문기업 뉴주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에도 2020년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는 11억달러(약 1조2164억원)로 전년 대비 15.7%의 성장률을 보였다. 또 2023년까지 e스포츠 글로벌 시청자 수가 6억4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e스포츠 글로벌 시청자 수는 지난 2018년 3억9500만명에서 2019년 4억4300만명, 2020년 4억950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4대 메이저스포츠인 NFL과 NBA, MLB, NHL을 합한 것보다 많다.
e스포츠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우리나라는 금메달 1개(스타크래프트2)와 은메달 1개(리그 오브 레전드)를 획득하며 만족스러운 성과를 남겼다. 이후 e스포츠는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달라진 위상을 자랑했다.
e스포츠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던 IOC도 이 같은 흐름에 점차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 개최지인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도 젊은 세대와 교류하기 위해 e스포츠 정식 종목 채택을 IOC와 논의하기도 했다.
IOC 입장에서도 코로나19로 전통 스포츠 산업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미래 관객인 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선 e스포츠 도입이 필수로 다가온 것이다. 특히 IOC는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젋은 세대에 큰 호응을 얻은 익스트림스포츠, 스케이트보드, 3 대 3 농구 등 새로운 종목을 추가하며 변화를 주고 있다.
또한 IOC는 이번 도쿄올림픽 사전 행사로 ‘가상 올림픽 시리즈’를 최초로 선보이며 e스포츠 도입의 가능성을 기대하게 했다. 가상 올림픽 시리즈는 그란투리스모, e베이스볼 파워플 프로야구 2020, 즈위프트, 버추얼 레가타 등 스포츠 게임을 활용해 꾸린 e스포츠 대회였다.
‘한중일 e스포츠 대회’ e스포츠협회 고문으로 참여한 유승민 IOC 위원은 "e스포츠를 하나의 스포츠라고 생각하며, 스포츠로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아시안게임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됐다고 생각하고 믿는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으로 입성함으로써 더욱 더 많은 목표를 갖고 지금부터 준비를 한다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 rlqm93@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