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에서도 느끼는 배기음…민첩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 가능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마세라티의 모델 중 오랜 시간 동안 국내에서도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기블리’가 하이브리드를 장착하고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로 새롭게 태어났다. 마세라티의 전동화 전환의 첫 발걸음인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마세라티 특유의 퍼포먼스와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을 완벽하게 녹아들어 있었다.
기블리 DNA와 하이브리드가 합해진 디자인…고급스러운 내부, 넓은 트렁크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를 보고 느낀 첫인상은 상당히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 차량의 시원함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테일램프에 장착된 부메랑 모양의 LED 클러스터다. 눈에 띄는 변화를 끌어낸 해당 클러스터는 ‘3200 GT’와 ‘알피에리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가장자리는 블랙, 중앙에는 레드, 하단 섹션은 투명하게 구성되며 세 가지 색상의 렌즈로 유닛이 구성됐다. 모터스포츠의 역사와 함께해 온 마세라티의 DNA가 인상적으로 반영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차량 외관 색상은 친환경 모빌리티의 상징인 ‘블루컬러’의 적용을 통해 차량 곳곳에 하이브리드 차량으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해냈다. 차량의 측면에 나란히 위치한 마세라티 시그니처 에어 벤트와 C 필러의 세타 로고에는 블루컬러가 기본으로 적용됐다.
프런트 그릴역시 한눈에 봐도 마세라티 특유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프런트 그릴은 독특한 마세라티 ‘튜닝 포크(Maserati tuning fork)’ 모양의 바를 적용해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튜닝 포크는 극도의 순수한 소리를 공명을 통해 전달하는 도구로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의 트라이던트 로고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내부를 살펴보면 마세라티 특유의 디자인인 고급스러우며 담백한 감성을 담아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를 강조하는 블루 스티치와 레드 컬러의 시트 색상에 스티치가 조화를 이루며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시트와 암레스트, 도어 패널, 대시보드 등에도 블루 포인트가 추가돼 하이브리드 감성을 장착했다.
센터 콘솔에는 기어 시프트 레버와 드라이빙 모드 버튼, 다이얼 형식의 오디오 볼륨키와 조절 버튼이 자리해 있었다. 다만 최근 출시되는 차량의 드라이빙 모드 버튼이 핸들에 위치해 편의성을 높인 걸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점이었다.
운전석은 주행에 불편함을 거의 없을 정로도 넉넉한 편이지만 조수석은 프론트 데스크가 생각보다 넓어 좁은 느낌을 준다. 2열도 차체 길이에 비해 성인 남성이 타기엔 여유롭지가 않았다. 대신 트렁크는 깊숙하게 여유 공간이 있어 골프백 등 많은 짐을 싣기에는 충분하다.
특유 배기음으로 주행 즐거움 배가…민첩하면서도 안정적 주행
시동을 켜자 마세라티 특유의 하울링 배기음이 가슴을 뛰게 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앰프 없이도 배기가스 흡입관의 유체역할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공명기를 활용해 특유의 배기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액셀을 밟자 즉각적인 속도로 반응했지만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는 다소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도심 주행에 어울리지 않은 스포츠카라는 걸 고려해도 멈추고 나서 다시 출발하는 시점에서 확연히 와닿을 정도로 부드러운 느낌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 들어서 고속주행을 시작하자 드디어 마세라티 본연의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강력한 배기음과 함께 민첩하면서 유연하게 치고 나갔다. 일반 주행 모드에서도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이면서도 차선을 변경하면 미끄러지듯이 부드럽게 나아갔다. 이는 노멀 모드에서 연료 소모와 성능 사이의 균형을 맞춰 운전자에게 안정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가슴이 더욱 뛰기 시작했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2.0리터,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엔진을 장착했으며 종합적인 성능 향상을 고려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해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kg.m를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255km/h이며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약 5.7초가 소요된다.
여기에 스포츠 모드에서 엔진이 최고 RPM에 도달했을 때 추가적인 부스트를 제공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드라이빙을 가능하게 한다. 다만 실제로 느끼기엔 최대 RPM에 도달해 추가적인 부스트가 적용되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다.
속도를 내며 코너링에 들어가서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는 마세라티가 집중한 무게 밸런스 덕분이다. 뉴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6기통 엔진을 장착한 동급 차량과는 다르게 엔진을 차체의 전면에 48V 배터리를 후면에 장착해 차체 중량 배분의 밸런스를 향상시켰다. 이러한 차별점을 통하여 이전보다 더욱 민첩하고 즐거움이 배가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주행을 마치고 연비를 확인하자 국내 인증 복합연비 8.9km/L과 비슷한 8.5km/L이 찍혔다. 마세라티가 자랑하는 유수의 라인업과 동일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면서도 높은 연비를 자랑했다. 마세라티 특유의 퍼포먼스와 친환경 요소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김재훈 기자 rlqm93@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