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LG 독주체제 속 소니・TLC 거센 도전
하반기도 프리미엄 TV 위주 전략 이어갈 것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최대 TV 수요 지역인 북미 시장의 하반기 주도권을 놓고 각국 전자업체의 점유율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북미 시장이 올해 2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의 22%를 차지한데다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북미 최대 할인 시즌이 TV 판매 최대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 지역은 프리미엄 TV(2500달러, 약 291만원)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 가전 사업의 핵심 축으로 삼은 프리미엄 가전 전략의 요충지로 매우 중요한 지역에 속한다. 

올해 2분기 북미 지역 TV 시장은 삼성전자(점유율 5.7%, 전년 동기 대비 42.6%)와 LG전자(20.1%, 18%)가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소니(12.6%, 6.8%)가 OLED TV의 가파른 성장율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 4위 중국 TCL도 아마존과 협업하는 등 중저가 TV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반기에도 압도적인 차로 글로벌 TV 시장에서 선두를 지켜낼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삼성 QLED(퀀텀닷) 출하량은 195만3000대로 올해 들어서만 30% 줄었다. 현재는 네오 QLED TV로 미국 시장을 공략 중이지만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TV가 출시되면 LCD TV인 네오 QLED의 판매량은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QD-OLED TV를 출시, 프리미엄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쇼 'CES 2022'에서 QD-OLED TV 신제품을 공개, 프리미엄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이어 내년 3월 판매에 나서며 북미와 유럽 지역을 공략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11월부터 월 3만장 규모의 QD-OLED 패널의 양산을 시작한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로 축구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 사진=LG전자

LG전자는 북미 지역 OLED TV 올 2분기 출하량이 94만5600대로, 전년 동기(31만6800대) 대비 198% 증가했다. LG전자는 북미 지역 연말 성수기를 겨냥해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인기 선수가 출연한 영상을 소개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으로 올레드 TV 마케팅을 강화한다. LG전자는 최근 NFL 인기구단인 캔자스시티 치프스 소속 인기선수 트래비스 켈시가 출연한 올레드 TV 영상 세 편을 차례로 공개했다. 이번 마케팅은 LG전자가 미국서 진행하는 'Only on OLED' 캠페인의 일환으로 LG전자는 이 캠페인을 통해 올레드 TV의 차별화된 시청 경험인 4S(Sharp, Speedy, Smooth, Slim)를 강조하고 있다. LG전자는 LG 올레드 TV를 앞세워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급증하는 프리미엄 TV 수요를 적극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일본 소니도 OLED TV를 앞세워 북미 시장 확대에 나섰다. 소니가 중국 TCL을 제치고 2분기 북미 지역 3위에 오른 데에는 OLED TV 출하량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소니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5.8%포인트 늘었으며, 같은 기간 OLED TV 출하량은 192% 증가했다. 최근 미국 소비자매체인 컨슈머리포트가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TV 180개 모델을 대상으로 소비자 선호도 평가를 한 결과 OLED TV가 톱 10을 휩쓸었다. 이중 7개가 LG OLED TV였고, 3개가 소니 OLED TV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월 북미 TV 시장 점유율에서 소니가 판매량 기준 1.1%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상황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중국 TCL는 중저가 시장을 장악하며 무서운 기세로 따라붙고 있다. 특히 TCL은 아마존 자체 TV 브랜드의 위탁 생산을 맡게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유통 시장에서 이미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한 아마존이 본격적으로 TV 사업에 뛰어들 경우 TV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업계는 예측한다. 여기에 TCL은 세계 최초로 미니 LED TV를 출시한 업체로 지난 5월엔 초슬림 OD 제로 미니 LED TV 신제품을 출시해 기대감을 더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억눌렸던 소비의 폭발) 수요가 하반기부터 줄어들면서 북미 시장의 TV 수요 역시 중저가형 가성비 TV를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업계는 전자업체들이 하반기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원가 부담이 적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판매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당분간 프리미엄 TV 시장은 견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정화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