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4Q 흑전 기대…3대축 완성·전기차 수요 증가·애플카 협업 등
반도체 부족·GM 충당금·셧다운 등 악재 이어져 빨라야 내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전장(자동차부품) 산업. / 사진=LG전자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LG전자는 올해 전장사업의 흑자를 약속했다. 전장사업은 이미 사업을 포기한 핸드폰사업과 함께 적자가 지속된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이다. 그러나 LG전자의 약속과 달리 증권가와 업계는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흑자전환 가능성에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간 VS사업본부는 전장 3대 축 재편을 위해 추진해온 인수합병(M&A)이 마무리됐고, 이로 인해 안정적인 수주를 확보했다. 더불어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면서 부품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어 올해 4분기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2018년부터 매년 VS사업부의 흑자전환을 선언해 왔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게다가 지난 2분기에는 GM 볼트 충당금으로 영업손실이 예상치보다 3배 이상 큰 폭으로 늘어나 올해도 흑자전환이 실패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LG전자 VS사업본부가 이번 하반기엔 변곡점을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LG전자 VS(전장)사업본부 연도별(2018년∼2021 2분기) 실적 추이. / 자료=LG전자

LG전자 전장사업은 2000년대 후반부터 고(故) 구본무 회장이 직접 나서서 친환경 자동차 부품사업을 육성해왔으며, 2013년 VC사업본부를 출범, 2015년엔 VS사업본부로 독립했다.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한 결과 2015년(1조원대)과 비교해 2020년(5조원대)엔 몸집을 5배나 키웠다. 그러나 2015년 4분기를 제외한 2016년부터 5년간 적자를 내고 있고, 영업손실은 올 상반기까지 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이 같은 장기 적자에도 LG전자가 VS사업본부의 흑자전환을 자신한 데에는 지금까지 대규모 투자 행보를 살펴보면 짐작할 수 있다. 첫 흑자전환을 언급했던 2018년엔 헤드램프 선두 기업인 ZKW를 인수 1조원이 넘는 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메가딜을 진행해 턴어라운드를 확신했었다. 이어 2019~2020년에 걸쳐 M&A 절차를 추진한 결과 올 초 인포테인먼트 합작법인 '알루토'를 설립했고, 지난 7월엔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출범했다. 

 

이로써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후 3년간 통 큰 투자를 단행하며 사업구조를 재편한 전장 3대 축(인포테인먼트·조명·파워트레인)이 완성됐다. 전장사업이 수주기반 사업인 만큼 3대 축 완성은 기존 고객사들을 그대로 흡수해 수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엔 전동·미래차의 해킹을 방어할 보안시스템이 중요해지면서 자동차 보안업체 선두 기업인 '사이벨럼'의 지분도 63.9%를 확보했다. 올 연말까지 일부 주식을 추가로 취득할 계획이다.

 

이같이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며 구광모 회장이 직접 챙기는 전장사업이 흑자전환을 선언한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 해엔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여파로 공장이 셧다운돼 완성차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빚어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부품가가 상승했다. 2018~2019년에는 일부 완성차업체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부품 시장 성장세가 주춤했고, 중국 보조금 정책 변화, 주요 자동차 시장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대외 리스크가 컸다. 장기 진행된 대규모 투자도 영업손실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오랜 기간 공들이며 체질 개선한 전장사업이 이제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올해 말 기준 수주 잔고도 이미 60조원을 확보한 상태다. 또 탄소중립 이슈로 전기차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전기차 부품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애플카 수주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어 이르면 올 연말 8년간의 대장정이 드디어 결실을 맺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전장사업은 B2B 사업이라 수주가 실제 수익으로 반영되기까지는 적어도 2~3년이 소요돼 흑자전환 시점은 빨라야 내년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완성차업체의 공장 셧다운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데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의한 전장 부품 수요 공급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당분간 적자 기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예측도 나온다. 여기에 GM 볼트 충당금 여파도 홀해 흑자전환이 불확실하게 하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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