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외형 확장 성공
글로벌 석유화학 선도 기업 도약 기반 마련
미 오하이오 주 벨프레에 위치한 크레이튼사 SBC 생산 공장 . /DL케미칼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DL케미칼은 미국 석유화학회사 크레이튼의 지분 100%를 주당 46.5달러, 총액 16억달러(약 1조88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DL케미칼이 인수하기로 한 크레이튼은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13개 생산공장과 5개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폴리머와 케미칼 2개 사업부로 구성돼있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15억6300만달러,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억6200만달러를 기록했다.

 

크레이튼 폴리머 사업 주력제품은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로 미국과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세대(5G) 통신 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첨단 기술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크레이튼은 소나무 펄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최대 규모 바이오 케미칼 회사로 유명하다. 바이오 케미칼 생산 능력은 연 70만톤으로 바이오 디젤 같은 친환경 연료부터 고기능성 타이어 재료, 친환경 접착제 등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이번 인수로 미국과 유럽 1위 SBC 제조 및 최대 규모 바이오 케미칼 회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외형 확장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통적인 석유화학기업에서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및 바이오 케미칼 시장 글로벌 석유화학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스페셜티 합성고무 및 점접착제 시장 진출이라는 중기 전략 목표에도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DL케미칼은 중기 전략 실행의 첫 번째 단추로 지난해 크레이튼 수술장갑용 합성고무 사업부문인 카리플렉스를 인수한 바 있다. 올해 6월 카리플렉스 브라질 공장 증설작업을 마무리했다.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이 운영하고 있는 전 세계 생산 거점과 글로벌 판매망, 물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DL케미칼의 석유화학사업 운영능력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접목해 시너지를 만들어낸다는 전략이다.

크레이튼사 로고. /DL케미칼 제공

또 크레이튼의 글로벌 R&D 센터를 적극 활용해 친환경 소재 등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집중해 지속가능한 수익성 창출을 담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를 검토해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으로 위상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DL케미칼은 800여개 이상 특허를 보유하고 잇는 크레이튼의 독보적인 기술력에 주목하고 있다. 크레이튼은 지난 1965년 세계 최초로 SBC 상업 개발에 성공한 뒤 1972년 SBC에 수소를 첨가해 내열성 및 내화학성이 우수한 수소첨가 SBC(HSBC)를 최초로 개발했다.

 

DL케미칼은 이번 인수로 확보한 특허를 활용해 핵심 소재 국산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석유화학 신소재 분야는 소수 선진국들이 주도해 해외 기술 및 수입 의존도가 높았다. 기술개발을 통해 원천기술을 추가로 확보하고 투자확대를 통해 신소재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전망이다.

 

혁신제품의 조기 상업화에도 힘을 쏟는다. 크레이튼은 지난해 재질이 다른 재활용 플라스틱 혼합을 용이하게 하고 재활용 제품 단점인 물성·가공성을 개선한 제품 ‘서큘러’를 비롯해 바이러스 포함 미생물을 99.99%까지 살균할 수 있는 ‘바이액삼’, 고기능성 침대 매트리스 소재 등 혁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자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차입매수 방식을 활용한 인수금융으로 필요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혁신 제품들을 조기에 상업화하는 한편 DL케미칼의 공정운영 및 설비관리 역량을 접목해 크레이튼의 수익성을 한 단계 향상시킬 것”이라며 “이번 인수로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소수 기술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독점해온 핵심 기술 국산화와 함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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