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3일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 결정
올해 한전 손실 눈덩이...4조 적자 전망
물가인상 최소화 위해 소폭인상 전망
이미 두 차례 동결된 전기요금이 4분기에는 소폭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사진=연합).

[한스경제=양세훈 기자] 4분기 전기요금이 소폭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에 한전 실적이 곤두박질하며 4조원에 이르는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정부도 계속해서 전기요금 인상 유보권을 발동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결국 물가인상 영향을 최소화하고 연료비연동제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최소 인상 폭으로 조정함으로써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전기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아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등에 따르면 오는 23일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결정된다. 올해 연료비연동제가 도입된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지난 2·3분기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정부가 물가인상 등을 고려해 두 번 연속 유보권을 행사하며 전기요금을 동결시킨 바 있다.  

 

전기요금 동결은 한전 수익성 악화로 직결됐다. 한전이 76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작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멈추고 6분기 만에 적자로 돌선 것이다.

 

지난해 한전은 코로나19에 따른 국제 연료비 하락 등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4조1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국제 연료비 하락에 따른 반사 이익에 따른 호실적으로 올 1분기 역시 지난해 낮은 연료비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571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대로 올해 한전은 4조원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의 ‘2021~2025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3조2677억원의 순손실이 예상된다. 6개 발전 자회사(남동·남부·동서·중부·서부발전·한수원)들도 올해 7575억원의 적자가 예상돼 한전과 발전 자회사를 합치면 4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아울러 2020년 말 한전 부채는 132조4753억원으로 2016년 말 104조7865억원보다 26.4%(28조7171억원) 늘었다. 고유가 영향으로 다시 적자 전환한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와 송·배전시설 확장으로 한전의 부채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부실화는 결국 국민세금으로 메워야하는 부담으로 돌아온다. 또 원가 변동 요인이 있는 데도 반영하지 않으면 소비 구조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다. 4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문제는 인상 폭이다.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되는 4분기 전기요금은 지난 6~8월 전기생산에 들어간 연료비를 토대로 결정된다. 이 기간 연료비는 계속해서 상승했다.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전력용 연료탄은 올 초 톤(t)당 90달러 안팎에서 5월에는 123달러까지 올랐고 그 뒤로도 상승 곡선을 그린 중이다.

 

연료비 조정단가에 따른 인상 요인은 kWh당 6.6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조정 요금은 최대 kWh당 5원 범위내에서 직전 요금 대비 3원까지만 인상할 수 있다. 여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 중이고,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든 만큼 요금을 올리더라도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거쳐야겠지만, 연료비가 계속 오르는 만큼 이를 어느 정도 반영해 유명무실해진 연료비연동제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산업부 입장”이라며 “한전이 요금 인상 요인을 계속 떠안도록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장기적으로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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