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지율 동반 상승·하락…'적대적 공생관계' 표현도
각종 의혹에 곤혹…네거티브 비방전도 상대적으로 부담적어
이재명 '대세론'에 윤석열 '본선경쟁력' 강조될 수도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첫 순회경선 지역인 충청에서 압승을 거두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고발사주 의혹'과 당내 집중견제·지지율 정체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윤 전 총장이 이 지사의 '대항마'로 부각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우선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데칼코마니' 같은 대선행보에서 그 이유를 추론할 수 있다. 이들 모두 잇따른 발언 논란과 도마 위에 오른 용인술(用人術) 등이 공통적 대선 악재로 꼽혀 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지지율도 한 때 일부 여론조사에서 비슷한 곡선을 그렸다는 부분이다. 거의 같은 시기에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거나 하락했다. 

 

이를 근거로 정치권 일각에선 윤 전 총장과 이 지사가 지지율 측면에서는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표현이 나왔다. 서로의 진영에서 '1위 주자'들인 만큼 '한 쪽이 무너지면 다른 쪽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었다. 

 

이 지사가 지난 4일과 5일 충청지역 순회경선에서 민심뿐만 아니라 당심까지 이낙연 전 대표를 앞섰다는 부분도 윤 전 총장 측에선 예의주시 할 부분이다. 

 

그간 민주당 내에서는 이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대선주자 1위'를 기록해 민심에서는 경쟁력을 보였으나, 조직력을 앞세운 이 전 대표가 당심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 지사는 당심에서도 이 전 대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비문' 대표주자격인 이 지사가 '친문' 사이에서도 본선 경쟁력을 입증받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시절부터 '반문' 선봉으로 인식됐다. 때문에 '반문 이미지'를 기반 삼아 3월 검찰총장 사퇴·6월 대선출마선언·7월 국민의힘 입당에 이르기까지 짧지 않은 기간 범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왔다는 평가다. 

 

만약 이 지사가 '비문'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민심에서만 경쟁력을 입증했다면 '반문' 대표주자인 윤 전 총장도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도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같은 당 소속인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지만 '정권교체' 착시효과가 일어났다. 만약 이 지사가 '친문'의 지지를 얻지 못한 채 본선에 진출한다면 유권자 개인의 정치성향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윤 전 총장과 이 지사 모두 정권교체의 선택지로 보여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경선 과정에서 다양한 의혹이 제기된 이 지사가 결국 선전하고 있는 점도 윤 전 총장으로서는 반색할만한 부분이다. 윤 전 총장 역시 각종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만약 두 사람이 본선에 진출한다면 네거티브 비방전이 벌어져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혹은 서로 네거티브를 배제하는 구도로 대선이 치러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연장선에서 민주당이 '과거'보다 '본선경쟁력'을 선택한다면, 국민의힘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어 윤 전 총장에게는 긍정적이다. 

 

여론조사 전문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6일 <한스경제>와 통화에서 이 같은 정치권의 시각에 대해 "공감한다"며 "차기 대선은 철저하게 본선경쟁력이 기준이고 도덕성과 청렴성은 차순위"라고 분석했다. 

 

배종찬 소장은 "국민의힘 다른 후보보다 (윤 전 총장은) '반문' 결집력이 강조되는 측면이 있다"며 "(국민의힘 경선에서) 윤 후보의 수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고 예상했다. 

김동용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