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NG 장기도입 계약 체결 및 태국·쿠웨이트 등 해외사업 성과
수소경제 첨병 역할 톡톡...LNG벙커링 사업도 순항
8억달러 글로벌 본드 발행 성공...상반기 영업익 1000% 증가
가스공사 본사 전경/한국가스공사 제공.

[한스경제=양세훈 기자] 올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발표에서 D등급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가스공사가 내년 평가에서 반전을 노리며 가시적인 성과를 쌓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도입 계약에 성공하며 향후 20년간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한데 이어 신규 해외사업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올 상반기에 전년 대비 11배 급증한 실적개선이 이뤄지면서 조만간 ‘가스공사 비전(KOGA VISION) 2030’을 발표할 계획이다.

 

가스공사는 지난달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과 2025년부터 2044년까지 200만톤 규모의 LNG 장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우리나라는 향후 20년간 LNG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무엇보다 이 계약에서 도입 단가를 기존보다 약 34%나 낮춤으로써 20년간 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해외사업에서도 LNG 수요처 확보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태국 송클라 GTP(Gas to Power) 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 3월 태국 발전회사인 TPIPP(Thai Petrochemical Industry Polene Power)와 태국 남부 송클라 지역에 LNG를 조달하고 터미널과 발전소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에 협력키로 한 것이다. 가스공사는 이 프로젝트에서 LNG 조달 및 터미널 건설·운영을 담당한다. 이로써 안정적인 신규 해외 LNG 수요처 확보를 통해 신규 수익원을 창출함과 동시에 건설·금융 등 관련분야에 국내 기업이 동반 진출해 경제 활성화와 상생협력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향후 신흥국 GTP 시장 진출 확대가 기대된다. 또 지난 7월부터는 세계 5위 쿠웨이트 알주르 LNG 생산기지 시운전에 착수해 연간 2200만톤 규모의 LNG를 쿠웨이트에 안정적으로 송출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경제의 첨병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가스공사는 올 초 수소사업본부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 수소 생산·공급을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이에 올해 김해 수소충전소가 준공돼 연중무휴로 자체 운영 개시하고 있고 내년 4월부터는 수소 생산·충전이 가능한 On-Site형 제조식 수소충전소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아울러 GS칼텍스와 협업으로 연산 1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메가스테이션을 2024년 12월까지 구축해 향후 수도권과 중부권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처럼 가스공사는 천연가스와 수소사업을 병행하며 사업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한국가스공사 제공.

신산업으로 떠오른 ‘LNG 벙커링’ 사업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LNG 벙커링은 해상에서 LNG 선박에 연료를 공급해주는 선박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디젤선박 규제에 따라 신성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가스공사의 자회사인 한국엘엔지벙커링은 지난 1월 Truck to Ship(TTS, 트럭 대 선박), Port to Ship(PTS, 항만 대 선박)에 이어 지난 5월 LNG 수송선에 Ship to Ship(STS, 선박 대 선박) 방식으로 LNG 공급에 성공했다. 3가지 방식에 의한 LNG 벙커링을 모두 수행할 수 있게 됨으로써 국내외 선사 대상 LNG 벙커링 사업 활성화와 LNG 추진선 발주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는 공기업 역대 최저 금리로 8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본드 발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 7월 발행에 성공한 이번 채권은 5년 만기 4억5000만달러와 10년 만기 3억5000만달러로 구성된 듀얼 트랜치(Dual-Tranche)로 발행됐다. 미국 국채금리 대비 각각 +0.375%포인트, +0.65%포인트로 발행금리가 결정돼 국내 공기업 발행물 중 역대 최저 가산금리를 기록했다. 

 

가스공사는 앞서 진행된 로드쇼에서 기존 천연가스 사업의 안정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친환경 수소유통전담기관 선정 등 향후 수소 생산·공급·유통을 아우르는 ESG 기업으로 변모해 나가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전달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가스공사는 이번 자금을 토대로 수소 인프라 구축을 비롯한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사업 관련 투자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가스공사는 올 상반기에 전년 대비 11배나 급증한 성과를 올렸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가스공사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418억원에서 1007% 증가한 4625억원에 달한다. 이런 호실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가스공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올해 경영평가는 코로나19 등 공사가 관리 불가능한 부분들이 반영돼 좋지 않은 성적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가시적 성과가 내년 평가에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조만간 수소 사업과 해외 가스발전 사업 등 다양한 신성장 사업에 대한 미래상이 담긴 ‘가스공사 비전 2030’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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