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음성인식부터 초거대 AI까지 글로벌 무대서 존재감 확대
AI 개발 생태계 구축 위한 산학 협력 및 투자 확대 방침
네이버의 한국형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 / 사진=네이버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미래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손꼽히는 인공지능(AI)이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이후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우리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AI 기술 및 개발 역량은 글로벌 무대 영향력이 미비하다.

 

이 때문에 국내 AI업계에서 글로벌 AI산업을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 빅텍크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AI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 국내 최초 ‘초거대AI' 개발 성공 등 글로벌 AI 기업 진입

 

네이버는 국내 AI 연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국내 최초 초거대AI ‘하이퍼 클로바’ 개발에 성공해 국내에서의 AI 퍼스트무버(first mover)를 넘어 글로벌 AI 기술 리더로 발돋움하고 있다.

 

초거대 AI는 라미터(매개변수) 규모를 크게 늘려 사람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창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인공지능을 가리킨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를 보좌하는 AI 비서 ‘자비스’가 대표적이다.

 

하이퍼클로바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 AI 전문기업 ‘오픈AI’가 개발한 세계 최초 초거대 AI 'GPT-3'를 뛰어넘는 2040억개의 파라미터 규모로 개발됐다. 또한 GPT-3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한국어 초거대 언어모델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영어 중심의 글로벌 AI 모델과 달리 한국어에 최적화한 언어모델을 개발함으로써 AI 주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국내 기업 최초로 700 페타플롭(PF)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해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한 인프라를 갖췄다.

 

또한 네이버는 AI 연구에서도 점차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CVPR, ACL, AAAI, ICLR 등 세계적인 AI 학회에서 올해 총 51건의 정규 논문이 채택됐으며 그 중 상반기에만 무려 43건의 논문이 채택돼 작년 한 해 논문 발표 기록을 반 년만에 갱신했다.

 

특히 음성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음성 분야의 최고 학회인 ICASSP와 Interspeech에서는 각각 9개의 논문이 채택되는 성과를 거뒀으며 음성 합성 품질 개선 및 음성 인식률 향상 연구 면에서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

카카오, 의료‧자연과학 등 AI 접목 성과

 

카카오의 AI 기술력을 책임지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8월 기준 수의 권위 있는 글로벌 학회에 총 16건의 AI 논문을 등재했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3건의 논문을 채택된 것에 이어 올해는 반년 만에 지난해 전체보다 많은 논문을 등재하며 AI 연구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논문 뿐 아니라 AI 관련 경진 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6월 컴퓨터 비전 분야 학회 CVPR 2021의 neural architecture search (NAS) 대회에 참여해 autoML(자동화된 머신러닝) 노하우를 바탕으로 데이터셋들이 잘 동작할 수 있는 NAS 알고리즘을 제안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카카오의 AI 연구 자회사 카카오브레인도 올해 상반기 다수의 권위 있는 글로벌 학회에 총 9건의 AI 논문을 등재했다. 특히 의료, 자연과학 등 그동안 연구가 활발하지 않았던 분야에 활용 가능한 기술 연구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선보였다.

 

지난 3월 Medical Image Analysis 저널에서 열린 LNDb Competition에 참가해 폐 결절을 진단할 수 있는 자동화된 인공지능 모델을 제안하는 논문을 발표해 종합 1위를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또한 같은 달 자연과학 저널 ‘Science Bulletin’에는 서울대학교, 전남대학교와 공동 연구한 ‘엘니뇨 현상’ 기압 진동 현상을 사전 예측할 수 있는 모델 개발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카카오브레인 관계자는 “연구가 잘 이뤄지지 않는 영역에 주목하고 기존 연구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비디오 이해(Video Understanding),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 등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로 보다 나은 세상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AI 기술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방대한 투자와 더불어 국내외 연구기관 및 대학들과 산학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연세대, 고려대, GIST, 인하대, UNIST 등 국내 유수의 대학들과 AI 연구를 위해 협업해왔으며 서울대, 카이스트와는 각각 100여명 규모의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차세대 AI 연구를 위해 밀착 협력한다.

 

해외에서도 베트남의 HUST, PTIT와 공동연구센터를 세우고, 최근에는 독일의 튀빙겐 대학과 ‘신뢰 가능한 AI’ 연구를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글로벌 AI R&D 생태계를 계속 확장해가고 있다.

 

또 네이버는 초거대AI 기술을 중심으로 AI 연구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색어 교정, 쇼핑 기획전 생성, 쇼핑 리뷰 요약 등 네이버 서비스 곳곳에 ‘하이퍼클로바’를 상용화하고  ‘노 코드 AI’ 도구인 ‘하이퍼클로바 스튜디오’도 개발 중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올해 3월부터 KAIST와 머신러닝 및 컴퓨터 비전 분야에서 7월부터는UNIST와 AI 기반 조합 최적화를 주제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음성처리팀은 서울대학교와 작년 9월부터 음성합성 분야에서 ‘음성합성 언어처리부 및 음성 DB 구축’을 주제로 공동 연구 중이다.

 

여기에 AI 연구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인재 육성 및 다양한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학사/석사/박사를 포함 우수 AI 인재들과 함께 공동 연구 및 협업을 진행하는 ‘리서치 멤버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개발 인프라를 제공하고 상호 협력할 방침이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AI 개발 역량을 강화하면서 조금씩 글로벌 무대에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며 “양사가 AI 연구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 강화와 인재 육성에 가감한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향후 더 진보된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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