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우승준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송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정한 경선 관리 및 정권 재창출을 다짐했다. 서울·부산시장 선거 등 굵직한 요지를 국민의힘에 빼앗긴 4·7 재보궐선거의 참패 후 성찰을 통해 내년 대선까지 당 체질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 때 “저와 당 지도부가 임기 시작 100일을 맞았다. 오늘은 그 동안의 성과를 보고 드리고 향후 과제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고자 기자간담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참석해주신 언론인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내로남불의 강을 건너기 위해 국회의원 12명 출당 결단을 내리기도”
송 대표는 “민주당은 지난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여러분의 매서운 심판을 받았다. 거센 민심의 파도 앞에 당은 크나큰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총체적 난국에서 ‘민주당 간판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던 저 송영길이 당 대표로 선출됐다. 송영길 체제의 출범은 무능한 개혁, 내로남불의 위선을 혁파하는 변화의 출발이었다. 유능한 개혁과 언행일치의 민주당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었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 “변화는 경청과 성찰에서 시작됐다”며 “저는 대표 취임과 동시에 의원별 간담회, 상임고문 간담회, 청년 간담회 등을 통해 당내 소통을 강화했다.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632 차례의 일정을 소화하며 현장의 말씀에도 귀를 기울였다. 모아진 국민과 당원의 뜻을 받들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발버둥 쳐왔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내로남불의 강’을 건너기 위해서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국민권익위의 요구에 따라 국회의원 12명에 대한 초유의 출당 요구 결단을 내렸다. 민주당을 떠나고 외면하던 분들이 민주당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6월8일 국민권익위원회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불법거래 등 비위 의혹 국회의원 명단’을 공개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명의신탁(김주영·김회재·문진석·윤미향) ▲업무상 비밀이용의혹 소지(김한정·서영석·임종성) ▲농지법 위반 의혹 소지(김수흥·양이원영·오영훈·우상호·윤재갑)를 직면한 의원 명단을 발표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우리당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모든 당대표 후보들이 이 문제에 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함께 공약했고, 오늘 최고위원회 논의를 거쳐 12명 대상자 전원에게 탈당을 권유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측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국민권익위 내 전현희 위원장은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자진해서 직무에 배제됐다. 그리고 야당이 추천한 조사위원이 포함된 특별조사단이 지난달 2일부터 지난 7일까지 본인, 배우자, 직계존‧비속을 포함해 총 816명을 조사했다.
◆제20대 대선에 입 연 송영길 “경선 성공 필요조건 충분히 갖춰”
송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년 상반기를 달굴 가장 큰 선거인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서는 “송영길 체제의 지난 100일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변화와 쇄신에 전념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정권교체 여론과 정권유지 여론 간의 격차가 한때 20%가 넘었다. 최근에는 한 자리 숫자로 좁혀졌다. 추락하던 민주당 지지율도 반등에 성공했다. 재보선 패배 직후 정권교체가 당연시되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누가될지 모르는 예측불가의 상황으로 바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211일 역시 민주당의 더 과감한 혁신, 더 확실한 승리를 목표로 주저 없이 전진해 갈 것”이라며 “승리와 화합의 200일로 달려가야 한다. 이를 위해 어느 대선 후보자 개인이 아닌 민주당 전체가 승리하는 경선을 만들어야 한다. 경선 성공의 필요한 조건들은 충분히 갖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지난주 마감된 2차 저희 민주당 선거인단 모집까지 모두 186만명의 국민께서 동참을 해주었다”며 “지금 같은 추세라면 19대 대선 당시의 214만명을 넘어서 역대 최대 수치의 선거인단 모집도 가능하게 됐다. 대한민국 정당 경선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 지고 있다.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 열기에 걸맞도록 당내 경선도 품격 있고 건설적으로 펼쳐져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계속해서 “공정하고 엄정한 경선 관리와 당 중심의 정책비전 준비, 후보자들 간 단결과 화합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원팀 민주당이 되어 결과에 승복해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토대를 닦겠다. 민주당 대선 열차가 내년 3월9일 대선 승리라는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저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선 “국민의 특별한 혜택 받은 셈”
송 대표는 지난 9일 법무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을 결정한 데 대해서는 “가석방심의위의 고민을 통해 나온 결론을 존중한다”며 “이 부회장이 국민 여론과 법무부의 특별한 혜택을 받은 셈이 됐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달부터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모더나 백신이 국내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적극적 협의가 필요하다”며 “(이 부회장은) 이런 역할을 해달라. 반도체 활로를 찾는 역할을 통해 국가와 국민에 봉사하는 기회로 활용해달라”고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문자폭탄 논란에 대해선 “배설물처럼 쏟아내는 말들을 언론 기사로 쓰는 게 적절한가 의문”이라며 “아예 무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 발언에 앞서 취재진은 이상민 당 선관위원장이 이재명 후보 지지층으로부터 '장애 비하' 문자폭탄을 받은 데 대한 질문을 받았다.
◆“우리가 기득권이란 비판, 뼈 아프게 받아들여”…송영길, 86세대 비판에 고개 숙이기도
송 대표는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86세대가 기득권이란 비판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86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인 송 대표는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송 대표는 “(86세대를 향한 비판이) 처음에는 우리 세대에 대한 보수언론이나 수구세력의 견제로만 알았다. 극히 일부를 빼고는 우리 세대가 진보개혁을 내건 정치세력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아니었다. 해방 이후, 아니 근대 이래 시대적 과제에 대해 집단적 고민과 실천을 한 거의 유일한 세대라는 평가와 자부심은 빛이 바랬음을 저도, 우리도 알기 시작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송 대표는 재차 “뼈아픈 것은 86세대가 기득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라며 “이제 새로운 미래세대를 위해서 저희 세대가 준비하고 배려하고 양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저의 반성과 고백이 민주당의 청년정책의 새롭고 확실한 전환이 될 것이다. 지켜봐달라”고 부연했다.
우승준 기자 new@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