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경구 치료제·부스터샷·아동 백신 임상 돌입
국제적 백신 수급 불균형 ‘모르쇠’
화이자&바이오테크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미국 제약·바이오 기업 화이자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세계적 이목을 더욱 집중시켰다. 그러나 EU(유럽연합)에 공급하는 코로나 백신 가격을 인상해 이윤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따가운 눈총도 덩달아 받고 있다.

 

화이자에 따르면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 3상 임상시험에도 착수했다. 현재까지 나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회차 접종한 후 최소 6개월이 지나고 부스터샷을 맞으면 2회차만 접종한 경우와 비교해 델타 변이에 대한 중화항체 농도가 5배(젊은 층) 또는 11배(노인층) 이상 높았다.

 

일부 국가들은 델타 변이 확산 및 이미 접종한 백신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로 부스터샷 도입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일간 텔레그래프는 1일(현지시간) 영국이 다음 달 초부터 50대 이상 성인과 면역 취약자 3200만명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교차 접종이 오히려 효과가 클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1회차, 2회차에 맞은 것과 다른 백신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지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부스터샷 접종 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은 7월12일 면역취약자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 데 이어 같은 달 30일 백신 2회차 접종 후 5개월이 지난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에 들어갔다. 독일도 다음 달부터 고령층과 취약군에 부스터샷 접종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초 부스터샷에 회의적이던 미국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지난달 면역취약자에 접종하는 것에 ‘예비적 지지’를 밝혀 사실상 부스터샷 접종으로 무게 중심이 쏠렸다.

 

아시아에선 캄보디아가 방역 일선 인력 50만~100만명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일본도 접종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처럼 백신 추가 도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화이자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에서 올해 코로나19 백신 매출액 전망치를 기존 260억 달러(약 30조40억원)에서 335억달러(약 38조6590억원)로 28.8% 상향했다. 회사의 연간 총매출 역시 기존 705억~725억 달러(약 81조3570억원~83조6600억원)에서 780억~800억 달러(약 90조120억~92조3000억원)로 수정했다.

 

또한 화이자는 6개월에서 11세까지 건강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2·3상 임상시험을 지난 6월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5~11세 아동용 백신 긴급사용 승인할 가능성이 있는 안전성·면역성 자료가 다음 달 말께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받고 있는 경구용(알약) 코로나19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지난달 임상 2·3상에 착수했으며, 오는 4분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임상 3상에 돌입한 경쟁 약물로는 ▲머크의 ‘몰누피라비르’ ▲로슈의 AT-572 등이 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관련 사업이 확장되고 있지만, 국제적 시선은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선진국과 빈곤국 간 백신 수급 불균형 문제를 외면하고 있어서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WHO(세계보건기구), 국경없는의사회 등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으로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와 모더나에 특허면제를 요청했지만 양사 모두 거부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최고경영자)는 사원들을 대상으로 보낸 서한에서 “지적재산권 보호 면제는 틀림없이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공식적으로 “현재 선진국인 모든 나라가 같은 (코로나19 백신) 양을 미국보다 더 싼 가격으로 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윤 추가 목적을 임을 분명히 밝혔다.

 

심지어 화이자는 최근 EU 공급하는 코로나19 백신의 가격을 인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이 15.5유로(약 2만1000원)에서 19.5유로(약 2만6000원)로 25.8% 인상된다.

 

포브스는 “(mRNA 백신은) 미국 정부 예산이 투입돼 탄생했고, 이미 투입 비용을 회수했을 수 있다”면서 “자신만의 이익이 아니라 모든 이의 형편에 집중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NBC방송은 부스터샷의 필요성이 과대포장된 측면도 있다며 “제약회사 경영진의 탐욕보다 과학이 백신 정책의 추진력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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