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NG 직수입 1.4%에서 지난해 22.4%까지 확대...2025년 45% 전망
LNG직도입협회 설립...배관망 민간개방·이용확대 목소리 낼 듯
가스공사, 수소경제로 선도...신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 모색
LNG선에서 LNG기지로 하역하는 모습.(사진=한국가스공사)

[한스경제=양세훈 기자]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한국가스공사가 민간사의 직수입 증가로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민간사들이 협회를 설립하고 힘을 집결함에 따라 향후 가스공사와의 패권다툼이 불가피해 보인다. 가스공사는 업역 확장을 위해 수소경제에 총력을 기울이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천연가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기업의 LNG 직수입 물량은 920만톤으로 전체 수입의 22.4%를 차지하고 있다.

 

민간사의 LNG 직수입은 2005년 33만톤으로 전체 수입의 1.4%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3.5%와 3.6%로 소폭 증가 추세를 보였고 2019년에는 730만톤으로 전체 물량의 17.8%를 차지하는 등 민간사 수입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LNG 직수입 증가는 정부의 에너지전환에 따라 석탄발전 대신 민간 LNG발전 가동이 늘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도 공장 가동 동력을 기존의 벙커C유에서 LNG로 전환하며 LNG 직수입에 동참하고 있다. 연간 LNG 도입물량이 약 4000만톤 임을 가만하며 2025년에는 LNG 직수입 물량은 약 1500만~1800만톤으로 최대 45%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NG 직수입이 늘어 민간사의 역할이 커지자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협회가 출범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설립 허가한 사단법인 LNG직도입협회는 SK E&S, GS에너지, 포스코에너지 등이 참여해 각사 대표인 유정준, 허용수, 정기섭 대표가 협회 공동대표자로 나섰다. 향후 이미 직수입 중이거나 향후 계획이 있는 업체들도 대거 회원사로 참여할 예정이라 직수입시장의 규제완화와 제도개선 등 막강한 목소리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가스공사가 독점하고 있는 천연가스 배관망에 대한 민간개방과 이용확대를 요구하고 LNG벙커링사업 등에서도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가스공사와의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무부처인 산업부 유법민 자원산업정책관도 최근 한 포럼에서 “천연가스 직수입자 역할은 더욱 커지고 가스공사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전체적으로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가스공사 시설을 민간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며 민간사의 역할 확대에 힘을 실었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사진=한국가스공사)

 

민간사의 직수입이 증가하면서 가스공사는 수소경제로 업역을 확대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에너지 전문기관들의 전망에 따르면 초기 수소경제는 천연가스 개질방식인 추출수소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의 수증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가스공사는 전국으로 연결된 가스 배관(4945km)과 전국 거점에 위치한 공급관리소(413개소)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 수소의 생산·공급과 수송 등 유통 관리가 가능하다. 가스공사가 수소경제를 선도할 최적의 기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조직도 재정비했다. 가스공사는 올 초에 수소사업본부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 수소 생산·공급을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38년간 천연가스 산업을 이끌어온 경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거점형 수소생산기지 구축, 해외 그린수소 생산·도입 및 수소 융복합 충전소 구축 등 적극적인 투자를 위한 조직을 갖춰 도입·생산·공급과 유통 시스템을 아우르는 수소산업 전체 벨류체인 구축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특히 가스공사는 GS칼텍스와 협업으로 연산 1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메가스테이션을 2024년 12월까지 구축해 향후 수도권과 중부권에 공급할 계획이다.

 

액화수소 메가스테이션은 가스공사 LNG 기지의 천연가스를 원료로 수소를 추출한 후 LNG 냉열을 활용해 액화수소로 변환·저장하고 탱크로리로 수도권 액화수소 충전소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천연가스 인수기지를 활용해 전국 주요 거점에 액화수소 메가스테이션을 구축함으로써 국내 최대 액화수소 사업자의 지위를 굳건히 할 계획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셰일 혁명과 기후변화 대응에서 촉발된 에너지 시장의 지각변동으로 국내외 에너지 산업 환경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가스공사는 수소경제 등 천연가스와 연관된 다양한 미래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에너지전환을 선도함으로써 신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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