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LPGA 페이스북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한국은 명실상부 여자골프 최강국이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다승국 지위를 유지했다. 2019년에는 32개 대회 중 15승을 휩쓸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투어가 18개 대회로 축소된 지난해엔 7승을 합작했다. 도쿄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선수들이 LPGA 투어에서 거둔 승수는 메이저 11승 포함해 총 44승에 이른다.

 

그런 만큼 한국의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편이다. 한국 여자골프 국가대표팀은 ‘드림팀’에 가깝다. LPGA 통산 25승에 빛나는 ‘전설’ 박세리(44) 감독을 주축으로 세계랭킹 2위(이하 12일 기준) 고진영(26), 3위 박인비(33), 4위 김세영(28), 6위 김효주(26)가 포진했다.

 

◆‘드림팀’ 구성한 한국

2019년 7월부터 1년 11개월 연속으로 세계랭킹 1위를 지키다 최근 2위로 내려 앉은 고진영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영점 조정에 성공했다. 5일 끝난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VOA) 클래식에서 약 7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LPGA 통산 8승을 기록 중인 그는 “(22일 개막하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을 올림픽의 시험 무대라고 생각하겠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이것저것 시도를 해본 후에 일본으로 건너갈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메이저 7승 포함 통산 20승을 기록 중인 박인비는 경험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 그는 여자골프가 116년 만에 올림픽에 복귀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까지 달성했다. 김세영은 메이저 1승을 포함, 통산 12승으로 박세리, 박인비에 이어 한국 선수 LPGA 다승 3위에 올라 있다. 메이저 1승을 포함해 통산 4승을 거둔 김효주는 최근 샷 감각이 전성기 시절에 근접해 가고 있다.

넬리 코다. /LPGA 페이스북

◆‘시즌 3승’ 넬리 코다 경계령

한국 여자골프의 대항마로는 미국과 동남아를 꼽을 수 있다. 올림픽에는 국가당 2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지만,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4명 이상이 있는 나라에선 4명까지 내보낼 수 있다. 미국은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23)를 포함해 대니엘 강(5위), 렉시 톰슨(9위), 제시카 코다(13위)까지 총 4명이 출전한다.

 

선봉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거두는 등 시즌 3승을 기록 중인 넬리 코다가 선다. 미국은 올 시즌 LPGA에서 한국(3승)보다 3승이 더 많은 6승을 거두고 있다. 한국으로선 가장 부담스러운 존재다.

 

◆태국ㆍ필리핀 등 동남아 강세

동남아 선수들의 존재감도 남다르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한 '신예' 패티 타와타나낏(12위ㆍ태국), 혼다 타일랜드 우승자 에리야 쭈타누깐(21위ㆍ태국),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챔피언 유카 사소(8위ㆍ필리핀)가 특히 경계해야 될 선수들이다.

 

그 외에 12일 끝난 LPGA 마라톤 클래식(54홀 축소) 우승자 하타오카 나사(11위)가 포진해 있는 일본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하타오카는 2018년 월마트 아칸소 챔피언십, 토토 재팬 클래식, 2019년 기아 클래식을 이어 이번 대회에서 통산 4승째를 수확했다.

 

도쿄올림픽 여자골프에는 총 36개국이 출전해 메달 경쟁을 벌인다. 선수 분포를 대륙별로 살펴보면 유럽이 53명으로 가장 많고, 아시아 30명, 아메리카 26명, 오세아니아 6명, 아프리카 5명 순이다. 금메달 획득 경쟁은 한국과 미국, 동남아의 3파전 구도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이 5년 전 리우 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 번 대회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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