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최근 배달업계에서 마이크로풀필먼트(MFC)가 화두로 떠올랐다. 온라인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 주문 후 2시간 내 배달되는 '퀵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다. 이 가운데서도 대규모 투자를 받고 MFC 규모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배달대행 업계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MFC는 인구가 밀집한 도심 내부에 자리 잡은 중소형 물류센터를 말한다. 기존 물류센터가 도심 외곽에 대규모로 있다면 MFC는 2~3시간 내 또는 당일배송처럼 빠른 처리를 위해 도심 내부 지역 곳곳에 설계돼 있다. 고객들과 거리를 최소화해 신속한 배달을 할 수 있는 것이 MFC의 강점이다.
현재 배달대행 업체들이 전략적인 투자 유치를 통해 MFC 규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류 정보기술 플랫폼을 운영하는 바로고는 앞서 시리즈C 투자를 통해 800억 원 규모의 자본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CJ그룹과 11번가가 전략적 투자자로, LB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프리미어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YG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를 통해 바로고는 도심 내 소형 물류센터인 MFC를 추진하고 있다. 배달음식 말고도 신선식품, 음식 외 상품으로 배송 영역을 확대할 예정으로,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지역 등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총 25곳의 MFC을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사업·배송 서비스 영역 확장을 위해 올해 안에 개발 직군 50명 등 10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IT기반의 종합 유통물류 브랜드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MFC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MFC 강남 1호점을 연 데 이어 지난 6월 송파에 2호점을 열었다. 이어 다음 달 중으로 서초 3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강남 3구 내 직장인들과 1인 가구의 배송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메쉬코리아는 앞으로 MFC 규모를 더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지난 6월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받았고, 4월에는 GS리테일에 지분 19.53%를 매각하는 등 자산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향후 김포 및 남양주 외에 수도권 지역에서 MFC를 추가로 구축하고 전국 규모로 300개까지 늘려나갈 예정이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MFC는 본격화되기까지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비용적인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 투자가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중요한 건 각 지역구의 수요를 예측해서 재고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다"라고 설명하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건 주문을 받는 채널이기 때문에 공간 물류회사와 채널들에 대한 협업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배달대행 플랫폼 로지올 역시 MFC 운영을 계획 중이다. 앞서 'KT바로배송유심' 서비스를 시작한 로지올은 수도권에서 전국 5대 광역시(부산·대구·울산·광주·대전)와 제주특별자치도까지 확대했다. 'KT바로배송유심' 서비스는 온라인으로 알뜰폰을 주문한 고객이 유심을 구매하기 위해 편의점을 방문하거나 택배 배송을 기다리는 등의 번거로움을 줄이고자 마련한 서비스다. 평일은 물론 주말과 휴일에도 실시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MFC 파일럿 테스트의 일환으로, 이를 통해 사업 확대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에서는 MFC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아마존은 유통 부문 자동화 기업인 데마틱과 손을 잡고 MFC를 도입하고 있다. 월마트도 데마틱, 패브릭, 얼러트이노베이션 등 물류자동화 기업과 제휴해 MFC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물류 시장 조사업체인 로지스틱스는 오는 2026년까지 MFC가 2000개 이상 구축되고 누적 매출 1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송대행 업체 한 관계자는 "MFC의 취지는 빠른 배송이다. 그런만큼 배달대행 업체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기존 유통 업체는 4륜으로 배달하고 새벽 배송 또는 익일 배송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넓은 배달 인프라를 가지고 높은 서비스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배달대행업체와 협업하는 게 중요하다"며 "주문 채널과 공간을 가지고 있는 업체가 힘을 합쳐야 MFC가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박슬기 기자 psg@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