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자초자산 가능성 높아 30년 수명 보장받지 못할 것”

[한스경제=양세훈 기자] 탄소중립을 위해 강력한 탈석탄 정책이 추진 중인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 민자 석탄발전이 최근 공식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상업운전 시작과 동시에 ‘조기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더구나 향후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30년 수명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좌초자산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고성그린파워에 따르면 고성하이발전 1호기가 최근 공식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이 발전소는 한국남동발전과 SK건설, SK가스 및 KDB인프라 자산운용이 투자해 만든 국내 최대 규모 민자발전으로 사업비만 5조1960억원에 달한다.
설비용량은 국내 총 발전설비의 약 1.8%인 2080MW로 고효율 USC(Ultra Super Critical)라 불리는 초초임계압 발전소다. 기존 초임계압 발전소보다 연간 약 15만톤의 연료를 절감할 수 있고 80만톤의 배출가스량이 절감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설계단계부터 석탄하역·이송·저장의 전 과정에 낙탄 및 분진이 일어나지 않도록 밀폐형 친환경설비를 적용해 비산탄을 원천 차단했다. 여기에 국내 최고수준의 기술력 적용으로 배출허용 기준 대비 황산화물은 약 40%, 질소산화물은 약 30%, 미세먼지는 약 50% 이하로 국내 최저수준의 배출량으로 운영하게 된다.
특히 24시간 연속 배출가스 감시가 가능한 자동환경감지시스템을 구축해 발전소 외부에 대기질 관측 전광판을 설치하고 실시간으로 측정되는 수치를 주민들과 공유함으로써 정부의 친환경정책에 부응하는 친환경 발전소의 면모를 갖췄다.
지난해 10월 최초 계통병입 이후 약 8개월간의 종합시운전 및 신뢰도 운전을 완료하고 상업운전에 돌입, 친환경 민자발전 100만kW급 상용화를 열었다는 평가다. 오는 10월 전체 준공이 목표다.

하지만 첫 상업운전을 하자마자 이 발전소를 조기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환경단체 석탄을넘어서, 경남환경운동연합,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등은 지난 17일 경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정상회의(P4G)에서 한국의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과 고성하이석탄발전 등 전국 신규 석탄발전 7기를 폐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고성하이화력발전소 2기는 연간 14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는 경남 전체의 자동차 180만대가 4년 동안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같고 30년생 소나무 21억 그루가 흡수하는 온실가스 양과 같다.
앞서 환경운동연합도 성명을 내고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고성하이화력의 가동을 규탄하며, 다른 신규 석탄발전소의 2030년 이전 조기 폐지와 건설 백지화를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석탄 감축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탄소 중립의 가장 큰 걸림돌인 석탄발전은 신규 7기를 건설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고성하이석탄발전이 정해진 30년의 수명을 모두 채울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하다. 기후솔루션, 충남대 미래전력망디자인연구실, 카본트래커이니셔티브(CTI)가 발표한 보고서 ‘탈석탄, 이제는 결정의 시간’에 따르면 고성하이석탄발전을 비롯한 신규 7기 석탄발전은 2035년 이후 모두 좌초자산화 될 것이라 내다봤다.
석탄의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현행 전력시장 체계에서마저 석탄발전소의 이용률이 40% 아래로 떨어질 경우, 가동 중인 58기는 2030년경, 신규 7기는 2035~2040년경 좌초자산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는 “결국 석탄발전은 정해진 수명 30년을 모두 채우지 못한다는 가능성으로 지역 불안사업이 될 가능성이 크고, 고성하이를 포함한 신규 석탄의 가동은 단기적으로는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 경제를 부흥시키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는 곧 지역의 고용위기와 경제불안을 가중하는 위험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석탄발전은 환경성과 경제성 모두 떨어지는 구시대의 유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고성그린파워 관계자는 “환경친화적이고 안정적인 전력에너지 공급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명품발전소 건설을 위해 각종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고성하이발전)1호기 상업운전 개시를 성공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협조해준 지역사회와 모든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리며 오는 10월 전체준공을 목표로 2호기 종합시운전과 안전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말했다.
양세훈 기자 twonews@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