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출하 확대로 수익성 개선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LG그룹이 LX홀딩스와 계열사 분리를 통해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는데, 전자 계열사의 1분기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좋은 평가가 나온다. 이에 LG그룹이 신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며 전사적 차원의 체질 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5월 공식 출범하는 LX그룹과 인적분할을 통해 계열 분리를 하고 기존 LG 계열사는 전자, 화학, 통신 등 기존 3대 주력 사업과 함께 신사업에 주력한다.
1일 공식 출범한 LX는 LG가 구광모 회장 중심으로 4세 경영에 돌입하면서 계열사가 분리됐다. LX홀딩스를 지주사로 하고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 자회사를 주력으로 한다. 구광모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LG 고문이 LX를 이끈다.
이에 LG그룹은 앞으로 전자 등 주력 사업을 한층 고도화하고, 여기에 AI와 같은 신사업을 강화해간다. 차세대 기술 육성에 나서기 위해 올해 초 1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AI 전담 조직 ‘LG AI 연구원’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현재 LG그룹은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LG전자의 마그나 전기차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설립, 스마트폰 사업 정리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까지 24분기 누적 영업적자가 5조원을 넘어서는 MC(모바일)사업본부를 정리하면서 가전, 전장, 기업 간 거래를 바탕으로 로봇, 헬스케어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려 미래 먹거리를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1분기 실적발표가 나왔고, 모두 전년 대비 성장하면서 전자분야의 향후 비전이 긍정적으로 비쳐진다.
먼저 LG전자의 실적을 살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가전 판매가 호조를 나타낸 영향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LG전자는 올 1분기 매출 18조8095억원, 영업이익 1조516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7%와 39.1% 증가하면서 모두 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가장 성과가 좋았던 H&A사업본부는 매출액 6조7081억원, 영업이익 9199억원을 달성했는데, 사업본부 기준 분기 영업이익이 9000억원을 넘은 건 이번 1분기 H&A사업본부가 처음이다.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의 판매 호조가 이어졌고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LG 오브제컬렉션의 인기가 꾸준히 상승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이상 늘었다.
또 TV사업 등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82억원, 영업이익 40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9%, 23.9% 증가했다.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TV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올레드 TV, 나노셀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이어진 덕분이다.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VS(전장)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8935억원, 영업손실 7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유럽 등 주요 완성차 시장의 회복과 전기차 파워트레인과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신규 프로젝트가 늘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5% 늘어난 1조893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LG전자와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이 설립하는 합작사 ‘LG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오는 7월 정식 출범한다.
LG전자는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부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조원 수준에서 2025년까지 연평균 35% 성장할 것”이라며 “LG마그나는 오는 7월 출범 이후 2025년까지 시장 규모를 넘는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프로젝트 수주와 리드 타임 등을 고려했을 때 수익은 2024년 이후 본격적으로 발생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7월 말 사업종료 예정인 MC사업본부는 영업손실 2801억원을 내며 적자 폭을 키웠으나, 2분기부터는 영업이익에 반영되지 않고 중단영업손실로 처리한다.
LG전자는 같은 날 컨퍼런스콜에서 “MC사업본부의 모바일 핵심 지식재산권(IP)은 단말뿐 아니라 스마트 가전,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전장 등 중요한 자산으로, 신제품 개발에 적극 활용하게 될 것”고 밝혔다.
이어 “미래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내재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MC사업 종료 단계에 있어 특허 활용은 구체화 되지 않았지만 향후 방향성이 결정되는 시기에 내용을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생활가전, TV 등 주력 사업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자동차 부품·솔루션, 인공지능, B2B사업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그룹 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LG화학 역시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매출액 9조6500억원, 영업이익 1조4081억원의 분기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4%, 영업이익은 584.0% 증가한 실적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LG화학에서 배터리 부문만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이 매출 4조2541억원, 영업이익 3412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기차 배터리 출하 확대와 지속적인 수율 개선, 원가 절감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LG화학은 올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동차 전지는 주요 대륙의 생산기지 진출을 빼고도 추가적으로 미국 내 신규 거점 설립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100GWh(기가와트시)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며 “유럽 등에도 신규 거점 현재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1분기 매출 4조4352억원, 영업이익 9838억원을 기록했다. 가전을 비롯해 의료용품, 건자재 등 전방산업 호조에 따른 주요 제품의 수요 강세와 스프레드 확대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첨단소재 부문 역시 매출 1조1719억원, 영업이익 883억원을 기록했다. 양극재 공장 신규 라인 추가 가동과 OLDE(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 출하 확대 등에 따라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매출 6조8828억원, 영업이익 523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8%, 영업이익은 24% 하락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6% 증가,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1분기는 통상적인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보복 소비와 더불어 가정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TV와 IT 제품 등 대형 패널의 수요 호조가 지속됐다. 수요 호조와 더불어 산업 내 부품 수급 이슈 영향 등으로 LCD 패널가격의 상승세가 예상보다 확대되면서 견실한 성과를 유지했다.
이 같은 실적 성장세는 올해 취임 4년차를 맞이한 구광모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신성장 동력 사업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고, 비주력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체질 개선에 힘쓴 결과로 분석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 대해 “올해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호조로 영업이익이 5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LG전자, LG화학 뿐 아니라 LG CNS, S&I코퍼레이션 등 비상장 자회사도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창권 기자 kimck@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