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송진현]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3년 전 취임 후 지속가능 경영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향후 10년 혹은 20년이 아니라 10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구 회장은 올해들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부쩍 스피드를 내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전세계 투자자금이 ESG 경영에 투철한 기업으로 몰리기 시작하면서 LG그룹 계열사들의 ESG 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ESG 경영을 소홀히 했다가는 지속 가능기업이 될 수 없는 시대다.
구 회장은 지난달 열린 LG 정기주주 총회에서 “ESG 경영 체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지속가능한 LG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ESG경영 방침을 천명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UN경제사회이사회의 UN SDGs(지속가능 개발목표) 협회가 발표한 ‘2020 글로벌 지속가능 리더 100’에 5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국제무대에서 지속가능 경영의지를 인정받은 셈이다.
‘글로벌 지속가능 리더 100’은 전세계 주요리더 3,000명을 대상으로 혁신성과 경제성, 확산성 등 10개 기준을 잣대로 평가한다. 협회는 코로나19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위기속에서 구 회장이 미래를 선도할 리더십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지속가능 리더에 선정됐다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LG는 이미 오래 전부터 ESG 경영을 실천해 온 상황이다.
지난 2003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지주사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지배구조(G) 부문에서 선도적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주사 주도의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인재육성, 이사회 중심 경영, 전문 경영인 자율 및 책임 경영체제 확립 등의 모범을 보여온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역대 최다인 15명의 여성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하는 등 여성 임원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올해는 ㈜LG와 LG전자 등 5개사에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이사회 내 다양성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상반기 13개 전 상장 계열사의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키로 했다. ESG 경영체계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10대그룹 가운데 모든 상장사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은 것은 LG가 처음이다. ESG위원회는 위원 전원이 사외이사로 구성되고 각사의 대표이사들이 참여하며 실행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해 내부 거래의 투명성과 적정성을 제고하는 한편,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되었던 감사위원회를 내년 주총 이후에는 사외이사 4인 전원으로 확대해 재무건전성 감사와 준법경영의 감독 역할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는 독립성 제고를 위해 위원장을 사외이사가 맡게된다.
구 회장 스스로의 독자적인 ESG 행보도 돋보인다.
구회장은 ‘LG 의인상’ 수상 후보를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하고 선행을 실천하는 일반시민으로 확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계승 발전시켰다. 36년간 119명의 위탁자녀를 양육해온 국내 최장기 위탁모 봉사자 전옥례씨, 34년간 무료 급식소에서 봉사하고 있는 정희일 할머니, 55년간 ‘사랑의 식당’에서 무료진료와 급식봉사를 펼치고 있는 박종수 원장 등이 LG 의인상을 수상했으며, 현재까지 145명의 LG 의인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구 회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원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백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사비 10억원을 국제백신연구소(IVI)에 기부했다. 또 지역 의료진을 위해 의료용 방호복, 방호용 고글, 의료용 마스크 등 보호장구를 LG 계열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신속히 확보한 뒤 지원했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과 경북 구미 LG디스플레이 직원 기숙사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해 지역 사회의치료 시설 부족문제 해결에도 앞장섰다.
LG그룹은 황사와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2019년 초에는 전국 433개 초ㆍ중ㆍ고교와 도서관, 수련원 등 청소년 공공시설에 LG전자 대용량 공기청정기 1만여대를 무상 지원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보다 건강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취지에서 경영진들과 뜻을 모아 이같은 결정을 했다. 이후 직접 LG전자 H&A사업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물량공급 가능여부와 생산일정 등을 꼼꼼히 체크하기도 했다.
그룹 계열사들과는 별도로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구광모 회장의 ESG 경영이 향후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