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소법 시행에 소극적이었던 은행권...금융당국 AI 활용 지원에 재시동
은행권이 인공지능(AI) 고도화 경쟁에 돌입했다./각사 제공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은행권이 인공지능(AI) 고도화 경쟁에 돌입했다. 단순 안내 수준에 그쳤던 AI를 맞춤형 상품판매, 자산관리까지 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AI뱅커(은행원)’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16일 우리은행은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 영상합성 기술 스타트업 라이언로켓과 AI뱅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딥러닝은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우리은행은 특정인물의 외모, 자세, 목소리를 반영한 AI뱅커가 고객의 음성을 분석, 이해하고 실제 은행원이 상담하는 것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AI뱅커를 고도화해 담당 업무 범위를 상담원, 심사역, 내부통제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내달부터 우리은행은 AI뱅커를 직원 연수프로그램(AI연수)과 행내 방송(AI아나운서)에 도입하고, 향후 스마트 키오스크 화상상담 등으로 업무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 키오스크 AI상담원 역할을 수행할 직원을 선발해 외모와 목소리를 반영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16일 고객의 금융 패턴과 라이프 스타일을 정밀 분석해 맞춤형 자금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 자금관리 리포트’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하나은행 내부 빅데이터 전문 조직인 AI빅데이터섹션과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 참여해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하나원큐 앱내 ‘내자산연구소’에서 살펴볼 수 있는 하나 자금관리 리포트 서비스는 고객의 월간 거래를 분석해 월별 잉여자금산출, 입출금 거래 분석, 출금 성향 분석 등 개인화된 리포트를 매월 초에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고객의 금융거래는 물론 관심사까지도 분석한 리포트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고객은 편리한 디지털 자금관리 및 자산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나은행은 앞으로 맞춤형 상품 추천 등 디지털 개인자산관리(PFM) 서비스를 확대해나간다는 복안이다.

같은 날 신한은행도 AI 챗봇 서비스인 ‘오로라(Orora)’의 지식품질관리 기능을 고도화했다고 공표했다. 신한은행은 300만건의 챗봇 상담이력 분석 및 11만건의 지식 정비를 통해 챗봇이 고객의 질문 의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답변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지식체계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또 신한은행은 업계 최초로 정답유사율, 체감정답률 등 새로운 지표를 도입했다. 아울러 질문 조회, 다빈도 질문 스크랩 등 챗봇 이용 고객 행태를 분석해 ‘MY 서비스’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

이를위해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지식 품질관리체계 구축 △데이터분석 기반 개인화 서비스 △다양한 채널 연계 등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향후 모바일 앱 쏠(SOL)의 305개 서비스와 4492개 화면을 분석해 고객의 이용패턴에 기반한 챗봇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은행권은 일부 AI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소극적인 분위기였다”며 “그러나 금융당국에서 관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부터 금소법이 시행되면서 은행권은 일부 AI서비스를 중단했다.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제7차 디지털금융협의회를 열고 금융권의 AI 활용지원을 위해 오는 6월까지 운영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AI 알고리즘의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시험환경)를 만들기로 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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