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보험 전문가' 이명재 전 알리안츠생명 사장 선임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대주주 변경 이후 기업가치 제고에 총력을 기울였던 롯데손해보험이 수장을 교체한다. 최원진 사장이 2년 연속 적자 실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명재 전 알리안츠생명 사장이 롯데손해보험을 이끌게 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롯데손해보험이 관료 출신인 최 사장이 내실 다지기에 실패한 만큼, 보험 전문가를 영입해 실적 개선을 통한 가치 제고에 나선 것으로 보고있다.
이 내정자는 단기 실적은 물론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디지털 전환,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통한 성장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15일 이명재 전 알리안츠생명보험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롯데손보는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이 같은 인사를 결정했고, 이달 31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해 이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10월 롯데손해보험이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최 사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
롯데손해보험은 "최 사장은 2020년 대규모 자산손상과 RBC비율 하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행보는 아니었다. 최 사장은 부임 이후 대주주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부임 첫 해부터 적자전환하더니 지난해 당기순손실 166억원, 영업손실 2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당기순손실 512억원·영업손실 709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실적뿐 아니라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 비율 역시 업계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169.4%로 업계 평균(283.9%)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으며 생명보험사를 포함한 53개 보험사 가운데 DB생명(162.5%)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은 100% 이상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감원은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신용평가 역시 하향 조정됐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지난 16일 수시평가를 통해 롯데손보의 IFSR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신평은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대규모 자산손상차손이 발생했으며, 추가부실 가능성이 내재됐다"면서 "아울러 당기순손실 발생으로 자본관리부담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저평가된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린 뒤 매각 등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모펀드의 기대와 분명히 동떨어진 행보였다.
최 사장은 지난달 23일 ‘보험사 ESG경영 선포식’을 앞두고 "보험상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반드시 흑자전환 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지만, 끝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실적을 두고 업무가 많아지면서 많이 지쳤을 뿐 아니라, 일부 임직원과 갈등을 겪은 것이 사임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관료출신인 최 사장의 후임으로 '보험 전문가'로 평가받는 이명재 전 알리안츠생명 사장을 택했다.
이 내정자는 1967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라큐스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럿거스대학교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뉴욕 및 뉴저지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한국휴렛팩커드 법무 헤드를 거쳐 2003년 알리안츠생명보험 입사해 법률고문·경영지원실장·부사장 직을 지냈다. 이후 알리안츠그룹 아태지역본부 총괄 임원을 거친 뒤, 2013년부터 2016년 1월까지 알리안츠생명 대표이사를 지냈다.
롯데손해보험은 이 내정자가 업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은 물론 업계 최대 화두인 디지털 전환의 성공적인 실현을 통해 기업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리길 기대하고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신임 이명재 대표이사는 2013년부터 3년간 알리안츠생명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글로벌 보험 금융 대기업인 알리안츠그룹에서 13년간 선진 보험경영 기법을 익힌 보험 전문가”라면서 “JKL파트너스의 롯데손해보험 가치 제고(Value-up) 전략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글로벌 보험그룹의 아시아/태평양 헤드와 한국 대표를 역임하면서 보여준 리더십을 바탕으로 경쟁력있는 보험서비스 제공과 디지털 전략의 실현을 통해 롯데손해보험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