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 류현진(34ㆍ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차분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캐나다 현지 매체 ‘토론토 선’은 3일(이하 한국 시각) “에이스 류현진이 자신의 방식으로 시즌 개막을 대비한다. 구단의 최첨단 시설에서 훈련 중이다. 경기에 출전하는 것 대신 꼼꼼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토론토 스프링캠프서 훈련 중인 류현진은 1일부터 시작된 시범경기에 한 차례도 등판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등판 일정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 팀이 에이스에 대한 예우를 하고 있다. 토론토 이적 첫해인 지난 시즌에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찰리 몬토요(56) 감독과 피트 워커(52) 투수코치의 전적인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에게는 계획이 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그 계획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50개 정도를 투구 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고 캠프에 합류했다. 지난달 25일과 1일에 각각 한 차례씩 라이브 피칭(타자를 세워 놓고 실전처럼 던지는 것)을 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워커 투수코치는 “류현진의 컨디션이 지난해 이맘때보다 더 좋다”면서 “동계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고 호평한 바 있다.
등판 일정은 미정이지만 같은 지구 팀과 경기에는 나서지 않을 전망이다. 토론토 선은 "류현진이 5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시범경기에 첫 등판하면 1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16일 디트로이트전, 21일 필라델피아전, 26일 필라델피아전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같은 지구 팀에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구단의 의도가 숨어 있다. 특히 개막 3연전에서 만나는 양키스는 올해 토론토와 선두 다툼을 벌일 상대로 예상되는 만큼 에이스인 류현진의 투구를 미리 보여주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토론토 선은 “토론토의 전설적인 에이스 로이 할러데이도 시범경기 때 양키스를 일부러 피한 적이 있다”며 “양키스는 시즌 동안 류현진을 적어도 다섯 번은 만날 수 있다. 류현진이 어떻게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공략하는지 일찍 볼 필요가 없다”고 짚었다.

한편, 초청 선수 신분으로 텍사스 레인저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양현종(33ㆍ텍사스)도 서서히 시동을 걸고 있다. 양현종은 이달 초에 텍사스와 계약하고, 취업 비자 발급도 늦어져 지난달 23일 팀 훈련에 합류했다. 두 차례 불펜 투구를 했고 조만간 라이브 피칭을 소화할 예정이다. 라이브 피칭 후 시범경기 등판 일정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텍사스와 스플릿(메이저리그에 있을 때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연봉 조건이 다른) 계약을 했다. 시범경기서 눈도장을 받지 못하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하는데, 올해도 마이너리그의 사정은 좋지 않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3일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는 마이너리그 개막을 최소 한 달 이상 연기하기로 했다“며 ”MLB에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줄이려는 조처다”고 전했다.
개막 연기가 확정되면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개막 전까지 대체 훈련지에서 훈련만 받아야 한다. 타 구단과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양현종이 다가올 시범경기 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줘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이정인 기자 lji201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