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한섬 / 각사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삼성물산과 LF,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 국내 패션 대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일제히 뒷걸음질 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고 명품 쏠림 현상이 심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패션 대기업 4사(삼성물산 패션·LF·신세계인터·한섬)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거나 적자 전환하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일상화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야외 활동이 줄어들자 전박적인 의류 소비가 줄어든 탓이다.
 
이에 따라 패션업체들은 올해 철저한 온라인 전환을 강화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면서 서비스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온라인 사업 강화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LF다. LF는 자사 온라인 쇼핑몰인 LF몰을 키우며 온라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LF몰은 지난 10월 명품 대전 행사 최초로 자체 플랫폼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후 브랜드별로도 라이브 방송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또 LF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너지를 위한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가두점 매장을 'LF몰 스토어' 매장으로 전환하며 온·오프라인 상생 방안을 내놨다. LF몰 스토어는 온라인몰인 LF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이다. 여기에 LF는 지난해 'V커머스' 부서를 신설하고 콘텐츠 발굴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 패션 유튜버 오디션을 개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올해 비대면 구매를 위한 서비스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수트서플라이'는 고객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매장에 방문하기 전, 영상 통화를 통해 원하는 상품과 사이즈를 미리 선택할 수 있는 '라이브 스타일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상 통화로 고객이 원하는 원단, 컬러, 스타일 등을 실시간으로 제안하고, 매장에 도착하면 지정된 피팅룸에서 준비된 상품을 입어보며 빠른 구매 의사결정을 돕는다. 체형별 맞춤과 수선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기 위해 투명 플렉시 글라스 소재의 '세이프 스크린'도 매장에 도입했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19로 극심한 부침을 겪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출이 부진한 빈폴 스포츠 오프라인 점포를 모두 철수하고 빈폴 액세서리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시키는 과감한 행보도 보였다. 또 온·오프라인 영업조직을 영업본부로 통합해 온라인 사업 강화 채비를 갖췄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4개 뷰티 브랜드를 선보였다. 스웨덴 ‘라부르켓’, 이탈리아 ‘컴포트존’, 프랑스 니치향수 ‘엑스니힐로’, 자체 브랜드 ‘로이비’다. 지난해 판권을 확보한 ‘스위스 퍼펙션’의 국내 출시도 앞두고 있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자주 단독 매장 출점,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를 기반으로 한 라이브커머스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계열사 신세계톰보이의 과감한 포트폴리오 재정립도 돋보인다. 신세계톰보이는 남성복 브랜드 ‘코모도’의 철수를 결정하고 지난달 초 관련 사업부를 해체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코모도의 매장은 30곳이었다. ‘센존’은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아예 온라인 브랜드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운영비용을 낮추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섬은 온라인에 집자사몰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한섬은 VIP 등급을 세분화하며 고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상위 100명을 위한 '더 스타' 등급을 추가하고, 이들 고객을 위한 특화 서비스를 내놨다. 또 VIP 고객이 주문한 상품의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 처리를 위해 배송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한섬은 프리미엄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의 전체 매출도 이미 지난해 9월 1250억 원을 달성했다. 한섬은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도 자사몰 키우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어려움 속에서도 다양한 기술로 언택트 시대 가속화에 따른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는 언택트 비즈니스는 소비자의 관심과 요구에 신속하게 반응하며 일시적이 아닌 장기적 혁신추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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