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봉(가운데)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감독 등에게 중형이 내려졌다.

대구지법 형사12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7일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42) 감독에게 징역 7년, 주장 장윤정(32) 선수에게 징역 4년, 김도환(26) 선수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아울러 김 감독과 장 선수에게는 40시간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수강과 5년 동안 아동관련 취업제한을 명했다. 김 선수에게도 40시간 아동학대재범예방강의 수강과 3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들은 최 선수를 포함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상습특수상해)와 선수들끼리 폭행하도록 지시하거나 강요한 혐의(상습특수상해 교사·아동복지법위반) 등으로 재판에 회부됐다. 김 감독은 팀이 해외 전지훈련에 나설 때 선수들에게 항공료를 별도로 받아 챙긴 혐의(사기)와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장윤정(오른쪽) 선수. /연합뉴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팀 내에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장기간 폭언과 폭행, 가혹 행위를 했고 가장 큰 피해자인 최숙현 선수는 고통에 시달리다 22살의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피고인들이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지만 최 선수는 그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범행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인격적 모멸감을 느끼게 했고, 비인간적 대우로 피해 선수들이 운동을 계속해야 할지 회의감마저 느끼게 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재판부는 "수사 초기 단계 범행을 부인하던 피고인들이 재판 과정에서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별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한 것처럼 속인 후 선수들에게 마사지 등 의료행위를 명목으로 금품을 챙기고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팀닥터'로 근무하며 소속 선수를 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주현 운동처방사에게는 징역 8년, 벌금 1000만 원이 선고된 바 있다.

박종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