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폭행과 가혹행위로 고(故) 최숙현을 죽음으로 내 몬 전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팀 소속 '팀닥터(운동처방사)' 안주현(46)에게 법원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 김상윤)는 22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벌금 1000만 원과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7년간 신상 정보 공개, 청소년 교육기관 등 관련 기관 7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다만 전자 장치 부착은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재판부는 "'팀닥터'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훈련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선수들을 폭행, 구타하고 성추행 등을 저질렀다"면서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의사가 아닌데도 의료 행위를 하고 선수들에게 마사지 또는 근육을 풀어준다며 신체 부위를 만지고 볼에 입을 맞추는 등 9명을 추행 및 유사강간했다"고 덧붙였다.
재판 후 고 최숙현의 아버지 최영희 씨는 "사법부의 형량 판단이 유족이나 피해자들에게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면서 "가족들은 수년간 엄청난 고통을 받았는데 초범이라는 이유로 이 정도 형량이 나온 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최)숙현이가 이 세상을 등진 이유 중 하나가 운동 선수들에 대한 가혹행위를 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최숙현법도 통과됐고 스포츠윤리센터도 생겼으니 앞으로 절대 스포츠인들이 인권이 유린되거나 가혹행위가 자행되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안주현은 유사강간, 강제추행, 사기, 폭행,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숙현이 2019년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녹음한 녹취록에는 안주현이 수 차례 폭행한 정황이 담겨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16일 안주현에게 징역 10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신상 정보 공개, 취업 제한, 위치 추적 장치 부착 등 처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편 안주현과 함께 최숙현을 폭행하고 가혹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규봉(43) 감독과 장윤정(32) 선수, 김도환(26) 선수 등의 재판도 현재 진행 중이다. 검찰은 김규봉에게 징역 9년, 장윤정과 김도환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박대웅 기자 bdu@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