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SK·대웅제약·LG화학·HK이노엔 등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세포치료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지난 13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세포치료제와 백신 위탁생산(CMO)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 방향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자체 연구개발(R&D)과 CMO를 포함,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며 “중장기적 계획이기 때문에 현재 밝힐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 역시 세포치료제 전문 기업인 테고사이언스와 손을 잡았다. 이 회사의 화상·당뇨성 족부궤양(당뇨발) 세포치료제 ‘칼로덤’에 대한 공동 판매 권한을 확보한 것.
칼로덤은 2005년 이후 국내에서만 약 40만건 이상 사용된 세포치료제다. 화상과 당뇨발까지 보험급여가 가능한 것으 이 약이 유일하다.
또한 SK그룹의 CMO 통합법인 SK팜테코는 프랑스 유전자 세포치료제 CMO인 이포스케시 인수를 위한 독점 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획득, 관련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에 따르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을 갖추고 식약처장의 허가를 받은 기업만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을 취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대웅제약은 이번 허가를 기반으로 세포치료제를 포함한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와 개발부터 품질시험·인허가 지원·보관 및 배송·판매까지를 아우르는 ‘올인원(All-in-one) 패키지’ 사업을 시작한다.
협력계약을 맺은 업체에게는 글로벌스탠다드에 맞춘 대웅제약의 세포치료제 생산기술과 제약영업·마케팅 역량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박종원 대웅제약 세포치료센터장은 “바이오의약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 및 허가경험을 보유한 회사로 첨단바이오의약품을 관장하는 세포치료센터는 절반 이상이 석·박사로 구성된 전문가 조직”이라며 “해외진출을 위해서든, 국내시장 공략을 위해서든 대웅제약과의 협력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LG화학은 항암 및 면역질환 세포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면역항암 세포치료제 플랫폼인 ‘CAR-T’와 ‘iPSC’ 기술을 적용해 혁신적인 암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는 한편, 치료용 유전자 적용 차세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는 면역세포인 ‘T세포’에 특정 암 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를 탑재해 만든 세포치료제를 말한다. iPSC(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는 유도만능줄기세포로 체내 모든 조직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2018년 말부터 메디포스트와 유전자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해 왔다.
이어 지난해 말 메디포스트의 ‘MLSC’를 이전받는 계약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화학은 MLSC 기술을 사용한 제품 개발 및 사업화를 할 수 있게 됐다.
메디포스트의 MLSC은 고효능의 세포를 대량할 수 있는 차세대 줄기세포 플랫폼 기술이다.
HK이노엔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사업에 진출해 바이오헬스기업으로 변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혈액암과 고형암 중심의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전문적으로 연구·개발·생산하는 시설도 구축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세포유전자치료제을 차세대 사업으로 선정한 까닭은 앞으로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다. 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도 점유율은 가장 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에서 발간한 ‘바이오의약품 산업동향 보고서’를 보면 2019년 매출 기준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시장 점유율은 1.5%에 불과하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미충족 수요, 이른바 ‘언맷니즈(Unmet needs·환자들의 치료제가 없어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분야 중 가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주목받는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Sulivan)은 오는 2024년까지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연평균 성장률을 39.7%로 전망, 바이오의약품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