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디지털자산(가상통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급등락을 보임에 따라 비트코인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작년, 혹은 그 이전부터 투자를 지속해 온 경우 큰 이익을 본 반면, 올해 들어 투자에 나선 이들의 상당수는 손해를 보고 있는 상태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거품 논란과 함께 향후 가격 전망 역시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혼란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1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378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2% 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지난 8일 4721만원5000원으로 장을 마친 비트코인은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은 최근 한달 사이 급증했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2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됐던 비트코인은 이날 3800만원 전후에서 거래되고 있다. 거의 2배 가까운 상승세다. 특히 지난 주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4800만원을 넘어서며 무서운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비트코인은 이 기간 거의 1000만원 가량 가격이 하락했다. 만약 지난 8일 고점에서 비트코인을 샀다면 불과 5일 사이에 1000만원 가량 투자금이 사라진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판단하거나 추정할 만한 정확한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주식의 경우, 해당 기업의 재무보고서나 사업구조, 산업전망 등을 근거로 그 기업의 가치와 주가를 평가하지만, 비트코인은 그럴만한 근거자료가 전무하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은행(IB)이나 세계적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비트코인의 가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과거 비트코인을 평가절하했던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경우,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14만6000달러(약 1억600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을 대체할 투자처로 비트코인이 부각되고 있으며,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참여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적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레이 달리오 역시 과거 비트코인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바 있으나, 최근 들어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대체자산의 위치에 올랐다고 입장을 바꿨다.
반면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는 이들도 있다.
월가의 새로운 채권왕으로 평가받는 제프리 군드라흐는 지난 11일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해 비트코인 가격은 거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 이유로 비트코인 가격이 거품의 영역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우려했다.
'닥터 둠'으로도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월 15일이 다가오고 있다. 이날 버블이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그날 예정된 테더(Tether) 소송 이슈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테더(USDT)는 테더(Tether)사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으로, 1테더(USDT)가 1달러의 가치를 보장해준다. 현재 글로벌 디지털자산시장 내 시가총액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디지털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미 금융감독당국은 테더사가 충분한 준비자금 없이 테더를 발행해 가격을 조정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진행중이다. 이와 관련한 증거제출이 오는 15일 예정돼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만약 테더(USDT)의 발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스테이블코인의 신뢰성에 금이 갈 수 있어 중요한 이슈"라며 "(비트코인 가격의) 단기급등에 따른 가격부담이 테더 사태를 빌미로 낙폭이 크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테더 이슈가 시장의 방향성을 바꿀 이벤트는 아니"라며 "테더사 자체의 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배경이었던 화폐가치 하락, 기관투자자들의 시장진출은 여전한 만큼,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기자 stockn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