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제약·바이오산업이 신(新)성장사업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기업들의 덩치도 커졌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사(社)들은 사옥을 이전·확장해 새 도약을 노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그룹과 JW그룹, 삼성바이오에피스, 안국약품, 명인제약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2020 제약·바이오산업 DATABOOK(통계정보)’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2019년)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7.3%로, 시장 규모 상위 기준 상위 14개국 중 4위다.
조사 대상 중 최근 5년간 성장률이 가장 높은 곳은 브라질(9.9%)이었다. 그 뒤를 인도(9.5%), 러시아(8.4%)가 차지했다.
시장 규모에선 미국이 5103억달러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국(1416억달러), 일본(870억달러), 독일(521억달러), 프랑스(349억 달러) 등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다. 한국은 161억달러로 12위를 기록했다.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외형도 성장했다. 이에 업체들은 새로운 집터 마련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한미약품그룹은 서울 송파구 본사 뒤에 위치한 한미사이언스 주차장 부지에 ‘제2 한미타워’를 건립한다.
주력 계열사인 한미약품은 지난 2017년 매출 9166억원에서 2018년 1조160억원으로 성장했고, 2019년 1조1136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또한 한미약품은 지난해 3분기까지는 79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8107억원 대비 약 1.5% 감소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조원 이상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8월 MSD에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기술이전해 약 1000만달러의 계약금을 받을 예정이고,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이 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시무식에서 ‘제2 한미타워’에 직원들의 어린 자녀를 돌볼 한미어린이집과 임직원용 피트니스센터, 임직원 전용 카페, 레스토랑 등이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임직원들과 동행하겠다는 약속의 의미로 새로운 복지시설을 마련한 셈이다.
송 회장은 “임직원들의 삶에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회사, 더 행복한 한미약품을 만들겠다고 약속한다”며 “제약강국, 글로벌한미라는 비전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묵묵히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인천 송도국제도시 신사옥 건립을 마무리해 이달 말 입주할 예정이다. 송도 5공구 첨단산업클러스터에 본관동(12층), 복지동(3층), 어린이집(2층)으로 구성된 글로벌센터는 1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신사옥에는 송도 옛 사옥과 수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원 약 900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분산돼 있던 연구·업무 인력이 송도 글로벌센터로 집결하는 것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송도 신사옥 입주를 통해 조직 내 시너지를 강화하며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한층 더 도약해 나가자”고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신흥 부지로 떠오른 곳이다. JW그룹은 R&D역량 강화를 위해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JW타워를 매각하고 이곳으로 옮긴다.
과천 신사옥은 지하 4층~지상 11층에 연면적 3만5527m² 규모다. 약 590억원의 금액이 투입되며, 지난해 12월 착공을 시작해 오는 2023년 준공 예정이다.
신사옥에는 본사와 주력 계열사 JW중외제약을 비롯해 각 회사 연구 조직을 한곳에 모아 통합 R&D(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한다.
안국약품도 과천지식정보타운으로 사옥을 이전한다. 회사는 과천지식정보타운 지식 7BL 업무시설을 745억8400만원에 양수했다.
신사옥에는 서울 대림동에 각각 떨어져 있는 본사와 연구동, 계열사인 안국바이오진단, 안국뉴팜, 빅스바이오, 메디페르 등이 함께 입주할 예정이다. 올해 초 착공에 들어가며, 완공은 2023년으로 예정돼 있다.
양사는 사옥 신축을 통해 R&D 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명인제약은 지난해 12월 남부터미널 앞 신사옥인 ‘명인타워’로 이전했다. 당초 이 건물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서초구 본원으로 사용됐는데, 지난 2015년 명인제약이 매입했다.
명인타워는 대지 3967m²(약 1200평), 지하 3층 지상 10층 건물 규모로 본사와 광고대행사인 명애드컴 등 계열사가 함께 사용하고 남은 공간은 임대한다.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한 현실이 지속되고 있지만 창립 35주년인 2020년, 오랜 숙원사업인 사옥이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새로운 사옥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