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하나금융그룹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가 다음 달 열리는 가운데, 차기 회장이 누가될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내년 1월 초 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유력한 후보로는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거론된다. 함영주 부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함 부회장이 지난 2015년 하나은행과 KEB외환은행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그룹 경영관리부문을 맡아 안살림을 잘 챙겼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누적 연결 순이익은 1조3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성장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도 76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시장은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함 회장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하나은행장을 지내면서 채용비리를 주도했다는 혐의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함 부회장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하반기 신입직원 공개채용 당시 인사부장에게 특별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지원자보다 남성 지원자 위주로 뽑으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또 검찰은 함 부회장이 하나금융 사외이사, 지인으로부터 인사 청탁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에게 특혜를 줬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나은행 전 인사담당자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함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금융당국의 입장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함 부회장의 하나은행장 세번째 임기 도전에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가운데, 임기 중 유죄가 확정되면 경영 공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부에선 김 회장이 더 이상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쳤다고 소개했지만, 최근 대외 활동을 이어가자 추가 연임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금융권 안팎에서 나돌고 있다. 

지난 2018년 연임에 성공한 김 회장은 이후 대외 활동을 자제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대외활동에 직접 얼굴을 비추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조직 안정화를 위해 연임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김 회장의 경우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임기가 1년에 불과하다. 하나금융 내규상 최고경영자는 만 70세를 넘지 못하는데 김 회장은 내년에 만 69세가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김 회장이 연임을 포기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외에도 이진국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이은행 하나금융 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등이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나금융 회추위가 그동안 후보자군(롱리스트) 규모를 20여명 안팎으로 발표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회추위는 향후 후보자들을 평가해 3~4명의 압축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하고 심층 인터뷰와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해 다음달 말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진국 부회장의 경우 은행장을 하지 못한 점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또 지성규 행장은 디지털 전환과 해외사업에서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행장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나금융 회추위는 윤성복 위원장을 비롯해, 박원구, 차은영, 백태승,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사외이사가 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 사옥./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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