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종근당의 2020년 실적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국내 임상시험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등 신약과 개량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 16일 기준 총 33건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이는 국내 5대(유한양행·녹십자·대웅제약·한미약품) 중 가장 많은 건수다.
특히 5대 제약사의 올해 평균 임상시험 승인 평균인 9건(유한양행 6건·GC녹십자 5건·대웅제약 19건·한미약품 6건)과 비교해도 3배에 육박한다.
종근당이 진행하는 임상 대부분은 개량신약이지만, 이중에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바이오시밀러, 신약 등도 포함됐다.

종근당, 내년 본격적인 R&D 성과 가시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중인 ‘나파벨탄’은 러시아, 멕시코, 세네갈에 이어 최근 호주에서 대규모 글로벌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호주와 뉴질랜드, 인도의 코로나19 환자 약 24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러시아에서 진행하고 있는 2상(중등증 및 중증의 폐렴 환자 100여명 대상)은 지난달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의 중간평가에서 약물의 유용성이 있음을 확인, 임상을 지속할 것을 권고받은 바 있다.
나파벨탄은 일본 제약업체 도리이가 개발한 ‘나파모스타트’의 제너럴(복제약)이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이 약물이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보다 600배나 효능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 저널(JMV)’에 발표한 바 있다.
나파벨탄 임상은 빠르면 올 연말 결과가 도출될 전망이다. 종근당은 임상 성공 시 국내외에 긴급승인을 신청, 코로나19 치료제로 보급할 예정이다.
2세대 빈혈 치료제 네스프 바이오시밀러인 ‘네스벨’은 지난해 일본 진출에 이어 올해 9월 대만,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3개국에서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임상은 미국 알보젠의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로터스가 담당한다. 여기에 유럽 임상 3상을 진행하기 위한 파트너를 찾고 있어 기술이전 계약 등 이벤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EGFR/c-Met 이중항체 폐암 치료제 ‘CKD-702’는 내년 결과 도출이 예상되며, 가장 치열한 치료영역인 만큼 임상 진행에 따른 파이프라인 가치의 상승도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CKD-506은 염증성장질환(IBD)로 임상 진행이 예정돼 있다.

위기에 강한 종근당, 과감한 R&D 투자 + 쏠쏠한 실적
종근당의 임상시험 승인 성과는 과감한 투자가 마중물이 됐다. 올해 3분기까지 별도 기준 매출(9635억원)의 9.8%인 944억원 R&D 비용을 집행했다. 전년 948억원과 비교하면 0.45% 줄었지만,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감안하면 지난해 기조를 유지한 셈이다.
R&D 성과뿐 아니라 실적도 챙겼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050억원, 138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0.99%, 영업이익은 79.43% 증가를 전망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3년(2017~2019년) 770~780억원 수준에서 1300억대로 급증할 가능성이 크고, 매출액은 2년 연속 ‘1조 클럽’ 달성이 확실하다.
종근당의 호실적은 고혈압 및 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제와 도입 의약품의 성장 덕분이다. 최근 3년 이내에 도입한 신약 3종인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등 기존 제품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화이자로부터 도입한 ‘프리베나13’ 매출은 3분기 누적 5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326%) 이상 증가했다.
‘프롤리아’는 3분기 16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93%가 증가했다. 케이캡 또한 작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1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케이캡은 지난해 1월 HK이노엔으로부터 도입한 국산 30호 신약이다.
아울러 건강기능식품 부문 계열사인 종근당건강의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락토핏’은 올해 매출 26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작년 대비 30% 성장한 수치이며,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는 1위다.
종근당 관계자는 “기존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 치료제뿐 아니라 공동프로모션하는 품목, 큐시미아와 네스벨 등 신제품까지 고르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