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해 마일스톤 1100억 달성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유한양행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이 내년 3월 임기 종료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위기에서도 ‘유종의 미’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성과에 힘입어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연결 기준 858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586.26%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1조5993억원, 당기순이익은 21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03%, 481.33% 오를 것으로 집계됐다.

유한양행 이처럼 외형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신약개발 성과 때문이다.

 

레이저티닙, 기술수출료 총 1억5000만달러 돌파

유한양행은 지난달 23일 공시를 통해 얀센에 기술 수출한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 달성에 따라 6500만달러(약 723억원)를 수령했다고 밝혔다. 

이번 마일스톤은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이중항체 항암제 ‘아미반타맙’의 병용 3상(MARIPOSA) 투약이 개시되면서 받게 된 2차 수령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얀센과 최대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만 무려 5000만달러(560억원)로 이른바 잭팟 수준의 계약이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4월 1차 마일스톤 3500만달러(약 390억원)를 수령한 바 있다. 이로써 올해에만 총 1억달러(1100억원) 이상의 기술출료를 받은 셈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마일스톤만으로 1억달러 규모를 수령한 곳은 유한양행이 처음이다.

레이저티닙은 제노스코가 개발한 3세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표적항암제로 지난 2015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했다.

유한양행은 현재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제(단독 투여)로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국가 3상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판매허가 심사결과에 따라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유한양행 제공

이정희 사장, 6년간 성장·R&D DNA 강화

이 사장은 지난 2015년 취임 이후 유한양행을 영업 중심에서 연구개발(R&D) 회사로 체질을 개선시켰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2016년 유한양행의 경상연구개발비는 전체 매출액의 4%에 불과했지만, 현재 총 27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또한 2018년 이후 얀센·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와 총 5건, 4조원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도 불구하고 3분기까지 1246억원에 달하는 R&D 비용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금액이며, GC녹십자·종근당·한미약품·대웅제약 등 5대 제약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아울러 이 사장은 유한양행의 성장 DNA를 더욱 강화시켰다. 취임 첫 해 9594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조4804억원으로 54.3%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5년간 평균 영업이익은 852억원에 달한다.

박재경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레이저티닙이 순항하고 있고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YH25724) 임상 결과도 긍정적”이라며 “YH25724 임상1상 진입에 따른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한양행이 올해 매출 1조6710억원, 영업이익 104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731% 늘어나는 것이다. 

한편 이 사장에 이어 유한양행을 이끌 차기 수장으로 가장 유력한 인물은 조욱제 업무총괄 부사장이다. 그는 이변이 없다면 이 사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3월 대표직에 오른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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