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미국과 유럽 등에서 허가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우리정부도 허가신청 시 신속심사를 할 수 있는 준비와 함께 접종을 위한 예산 편성을 마무리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의료진과 만성질환자, 취약계층을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관련 결정은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아직 검토 단계 수준이다.
홍 부총리는 “조기에 코로나 백신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백신이 확보된 후 접종 실시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계약 체결?
정부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계약 체결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 존슨앤드존슨(J&J)과 화이자 등은 구매 약관(MOU)을 체결했으며, 물량 및 도입 시기는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또다른 백신 개발사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업체와의 계약 체결 여부를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조만간 모든 협상이 마무리되면 전체 계약 현황과 확보 물량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도즈(1인분)당 4달러로 가격이 싸고, 2~8도에서 유통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해 국내 제조·생산·유통이 가능하다.
반면 J&J와 화이자 백신은 도즈당 각각 10달러, 24달러로 가격이 높다. 대신 화이자 백신은 임상 3상 에서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70%대 수준이었고, 적정량의 절반을 투약했을 때 더 효과적으로 나와 안정성·효능에 물음표가 제기된 상황이다.

방역당국, 신속 심사 가능…안전성·효능 확인해야 접종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정보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노인과 만성질환자의 안전성과 효능을 보고 세부적인 접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現) 상황에서는 어떤 백신이 효과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위험분산 차원에서 mRNA(핵산 방식) 백신이든,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이든 다양한 백신을 확보하고, 실제 접종할 때는 백신 종류와 대상자를 잘 매칭해 우선순위를 정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허가심사 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신약처)도 신속한 승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식약처는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을 독려하고 인·허가 심사기간을 줄이기 위해 ‘고(Go) 신속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해 화이자, J&J와, 모더나 등 백신 개발사들이 국내 허가승인을 신청할 경우 신청 예정일로부터 90일 전에 허가전담팀을 꾸리고 사전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김희성 식약처 신속심사과장은 전날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우리 쪽이 접수한 서류가 없어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승인 신청 시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므로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백신 예산 1조3000억, 4400만명 접종 목표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 점검으로 인해 실제 접종은 내년 상반기쯤 예상되지만, 국민 대부분이 맞을 수 있는 충분한 예산을 이미 확보한 만큼 일각에서 우려하는 ‘품귀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 부총리에 따르면 내년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산은 1조3000억원이다. 올해 이미 4000억원가량을 이미 지급했기 때문에 나머지 9000억원을 추가 확보한 것.
홍 부총리는 “코로나 백신 예산은 4400만명 접종을 목표로 하는데, (과거 사례를 고려해) 실제 접종률을 70%로 봤다”며 “코벡스(COVAX Facility, 국제백신공급협의체) 관련된 것은 한국도 1000만명분 계약된 것이 있고 이는 비교적 저렴하다”고 말했다.
또 “나머지 분량은 개별 기업과 협상해야 하는데 이는 단가가 코벡스보다 비싼 경향이 있지만 충분히 고려해서 1조3000억원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BBC방송은 2일(현지시간) “정부가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을 권고한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결정에 따라 사용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내주 초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영국이 확보한 화이자 백신 물량은 인구의 3분의 1인 2000만명이 2차례 투약할 수 있는 4000만도즈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