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용암수/오리온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음료 사업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는 오리온이 ‘제주용암수’의 광고 문구로 초기 잡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제주용암수’는 온라인 홈페이지에 '생수'로 표기되며 곤혹을 치렀다. 제주용암수는 '혼합음료'에 속한다.

최근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먹는 샘물이 아닌 첨가물이 함유된 혼합음료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생수’라고 표시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적이 되자 급히 변경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들은 또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의 말을 빌려 “현행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및 식품 등의 표시 기준에 따라 영양성분을 표시하거나 광고함에 있어 ‘함유’ 또는 ‘급원‘과 ’풍부‘라는 표현의 가능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여 광고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앞서 오리온은 문제가 됐던 홈페이지 제품 소개에 ’풍부한 미네랄‘이란 문구를 내세운 바 있다.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무기질(미네랄) '함유' 또는 ‘급원' 세부기준은 식품 100ml당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7.5% 이상일 때다. 여기에 '고' 또는 '풍부'라는 용어는 함유 또는 급원 기준의 2배일 때만 표기가 가능하다. 제주용암수 성분은 식약처의 기준에 부족하다는 게 소비자공익네트워크의 설명이다.

사단법인공익네트워크 제공

오리온은 ‘풍부한’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대해선 잘못을 인정했지만, 생수 표기는 판매업체의 실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기만행위‘라고 쓴 소리를 냈다.

이에 오리온은 "오리온은 '생수'로 표기한적이 없으며 이는 홈페이지 관리 업체가 관련 사항을 인지하지 못해 일어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오리온은 제품 패키지에 '혼합 음료' 라는 문구를 기재해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앞서 오리온은 제과 기업을 넘어 글로벌식품·헬스케어 식품으로서의 도약을 밝히며 간편 대용식, 음료, 바이오를 3대 신사업으로 꼽았다. ‘제주 용암수’도 이를 뒷받침하는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지난해 말 ’제주용암수‘ 출시 기자회견에서 “세계 최고 기업 다농그룹의 '에비앙'과 경쟁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허인철 부회장의 야심찼던 포부와는 달리 생수사업은 탄생지에서부터 잡음에 시달렸다.

‘제주용암수’의 수원이 되는 제주도는 ‘제주용암수’가 ‘제주삼다수’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애초에 해외 수출에 중점을 두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오리온에 용암해수 공급 중단을 경고했다. 결국 오리온이 사회공헌 등을 약속하며 갈등은 봉합됐으나 뒷맛이 개운치 못하다. 
 
결국 오리온 음료 사업의 승부 향방은 해외 시장에서 결판 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생수시장에 대한 공격 드라이브를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과 러시아 등에 걸고 있다. 오리온은 중국 최대 규모인 제3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CIIE)에 참가해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제품의 핵심인 ‘미네랄’을 내세워 글로벌 음료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에 주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FIS 식품산업트렌드픽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데이터(global packaged water 2019)의 2017년, 2018년 전 세계 생수 브랜드 매출증가액 중 이바오, 농수산천, 강사부 등 중국 브랜드 5곳이 이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만큼 오리온이 이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시각이다.
 
‘제2의 에비앙을 꿈꾼다’는 허인철 부회장의 의기양양했던 선언과 달리 수원지인 제주도와의 갈등으로 탄생부터 불안했던 ‘제주용암수’가 기준에 못 미치는 미네랄 성분 광고 이슈를 비롯해 험난한 해외시장 개척까지 어떻게 헤쳐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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