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딜락 CT6는 최고급 플래그십 모델이면서도 동급 대비 30%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엠코리아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재웅]요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역시 ‘프리미엄’이다. 프리미엄은 고급스럽다는 뜻.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온 차들은 구석구석에 고급스러운 요소들을 잔뜩 담았다.

 

◆ 최고급 모델, 플래그십 경쟁 가속화

고급스러움 하면 각 사 플래그십 모델을 빼놓을 수가 없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은 잇따라 플래그십 모델을 내놓으면서 고급차 경쟁에 뛰어들었다.

플래그십이란 지휘관이 사용하는 기함을 뜻하는데, 자동차 업계에서는 브랜드 기술력을 최대한 반영한 최고급형 모델을 가리킨다.

올해 플래그십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5,000만~1억원대 대형차 시장이다. 수입차 업체들뿐 아니라 국산차 업체들도 새로 모델을 내놓으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 G80이 대표적이다. 지난 7월 7일 출시된 G80은 2세대 제네시스 DH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하지만 파워트레인을 제외하고는 반자율주행 기능인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등 풀체인지급 변화를 이뤄내면서 사전계약 일주일만에 5,000대를 넘게 파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어서 수입차 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캐딜락이 내놓은 CT6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CT6는 캐딜락이 오랜만에 내놓은 플래그십이다.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를 경쟁 모델로 설정했다.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 그 정도로 고급은 아니었지만 디자인과 주행 성능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볼보도 대형 세단 S90을 선보이고 대형차 경쟁에 합류했다. S90은 작년에 XC90에서 선보였던 새로운 볼보 패밀리룩을 적용한 플래그십이다. 안전을 강조해왔던 볼보지만 이번에는 품격있는 디자인과 안락한 내부 공간, 고급스러운 편의 시설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 프리미엄에는 차급 구별 없어

▲ 프리미엄 SUV를 표방한 QM6는 벌써부터 뜨거운 인기로 주문이 1만여대 밀려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프리미엄이 인기라고 고급 차량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들의 프리미엄, 고급화는 차급을 막론하고 시장 전체에 적용되고 있다.

내수 D세그먼트(전장4,500mm 전후의 중형차) 시장에서 프리미엄 경쟁이 특히 심하다. 그 중에서도 르노삼성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내수 시장을 뒤흔들며 고급화 트렌드를 이끌었다.

전반기에는 SM6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쏘나타와 K5를 재치면서 중형차 시장을 재편했다. 지난 3월 출시 후 9월까지 중형 자가용 등록 대수 1위를 기록 중이다. 르노가 자랑하는 탈리스만의 국내 모델로 안마 기능 등 대형차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 옵션을 탑재했다.

하반기에는 QM6가 중형SUV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SM6와 달리 QM6는 르노삼성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국산 모델이다. SM6와 비슷하게 품격있는 디자인에 수준 높은 기능을 담았다. 출시 1달여 만에 계약대수가 1만대를 넘어서면서 ‘돈이 있어도 못 사는’ 상황이다. 이들 SM6와 QM6 판매 차량 중 대부분이 상급 트림이라고 르노삼성은 전했다.

소형 SUV 시장에도 프리미엄 마케팅 바람은 멈출 줄 모른다. 쌍용차 티볼리는 2017년 형에 준대형급 이상에나 탑재되는 차선이탈보조시스템(LKAS)과 긴급제동보조시스템(AEBS) 등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지난 17일 출시된 더 뉴 트랙스도 실내 인테리어에 고급 소재를 대폭 적용하는 등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 합류했다.

경차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에 출시된 더 넥스트 스파크는 전방충돌, 차선이탈, 사각지대 경고 등 다양한 고급 안전 사양을 탑재하고 ‘프리미엄 경차’를 표방했다.

 

◆ 실속 좇는 소비 경향 반영

그렇다고 프리미엄 열풍이 과소비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속 있는 소비 방법, 가격대비 성능비(가성비)를 지향하는 요즘 소비자들이 찾은 가장 합리적인 기준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높다.

프리미엄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운 자동차 모델 가격을 보면 이런 주장에 더 힘이 실린다. SM6와 QM6는 경쟁 모델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하다. 티볼리 ADAS 옵션은 불과 60만원밖에 안된다. 스파크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는 고급차들도 마찬가지다. 캐딜락은 마케팅 전면에 경쟁 모델보다 30% 저렴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볼보 S90 도 동급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배송비와 관세 등이 있음에도 현지 가격에 최대한 맞춰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최근 한 프리미엄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 A씨는 “예상보다 돈을 조금 더 썼지만 탈 때마다 만족스럽다”며 “이제 큰 차 보다는 내가 필요한 기능, 나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차가 인기가 많다”고 프리미엄 모델 선호 이유를 설명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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