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스.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팀별로 5경기 안팎만 남겨두고 있지만, 타격왕 타이틀의 주인은 오리무중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타격장인’ 멜 로하스 주니어(30ㆍKT 위즈), 최형우(37ㆍKIA 타이거즈), 손아섭(32ㆍ롯데 자이언츠)이 수위타자를 향한 ‘건곤일척’의 승부를 끝까지 펼친다.

KT 로하스는 26일까지 타율 0.353, 46홈런, 132타점, 113득점, 장타율 0.689를 마크했다. 타율뿐만 아니라 홈런, 타점, 장타율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해 타자 트리플크라운(타율ㆍ홈런ㆍ타점 1위)에 도전하는 그는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2위와 일찌감치 격차를 벌려 타이틀 획득을 사실상 확정했다.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타율 부문에서 1위에 오른다면 2011년 롯데 이대호(38) 이후 타자로는 9년 만이자 외인 최초의 트리플 크라운 타자로 우뚝 선다. 

로하스는 8월에 타율 0.206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으나 9월 26경기서 타율 0.348에 6홈런, 23타점을 올리며 반등했다. 10월에도 타율 0.426(68타수 29안타) 8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컨디션 회복 여부가 트리플 크라운 달성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는 최근 감기 몸살 증세를 보여 4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됐다. 소속팀 KT도 LG 트윈스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터라 로하스의 몸 상태 회복 여부가 중대 사안이 될 전망이다. 

최형우. /OSEN

KIA 최형우는 매서운 뒷심으로 타율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그는 25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2타수 1안타(1홈런)를 기록하며 타율을 0.352로 끌어 올렸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 능력이 떨어지며 성적이 감소한다는 ‘에이징 커브’ 이론도 무색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내내 꾸준하다. 개막 첫 달인 5월은 0.270으로 주춤했으나 6월 0.371, 7월 0.330, 8월 0.374, 9월 0.381로 맹타를 휘둘렀다. 10월 들어 0.390(리그 4위)의 타율을 기록하며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최형우는 삼성에서 뛰던 지난 2016년 타격왕을 차지한 바 있다.  4년 만에 두 번째 타격왕을 정조준한다. 37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타격왕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역대 최고령 수위타자는 2013년 이병규(LG 코치)가 작성한 39세다.

로하스와 손아섭은 각각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최형우의 소속팀 KIA는 5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남은 경기 수가 1경기 많아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최형우의 막판 대역전극도 가능하다.

손아섭. /OSEN

올해 생애 첫 타격왕에 도전하는 손아섭도 로하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손아섭은 25일 수원 KT전에서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523타수 184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을 0.352로 끌어 올렸다. 10월에는 19경기에서 타율 0.349 30안타 2홈런 13타점을 마크 중이다. 현재 8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며 타격왕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야구 대표 교타자 그는 안타 부문에서는 세 번 1위에 오른 바 있다. 2012년(158개), 2013년(172개), 2017년(193개) 최다 안타왕에 올랐다. 그러나 타격왕과 인연은 없었다. 2011년(0.326·5위), 2012년(0.314·3위), 2013년(0.345·2위), 2014년(0.362·3위), 2017년 (0.335·9위) 등 타격 순위 10위권에 5차례나 들었지만, 1위를 차지한 적은 아직 없다. 특히 2013년엔 이병규에 3리 차로 밀려 2위에 그치며 아쉽게 타격왕을 놓쳤다. 7년 전 아쉬움을 씻기 위해선 시즌 막판 특유의 몰아치기가 필요하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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