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정부가 연일 부동산 규제 정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도 안정적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대안이 주목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REITs)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하고, 그에 따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최근엔 다양한 기초자산(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상장 리츠들이 등장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임대시장 침체와 초저금리, 연이은 부동산 규제정책 등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중장기 수익이 가능해 더욱 인기다.
1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10여개의 리츠가 공모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가 지난달 이미 개인 공모청약을 마치고 이달 16일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제1호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등 다양한 리츠 상품이 이달 중 일반투자자 공모를 마치고 증시 상장을 예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디엔디플랫폼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 등이 하반기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들은 적게는 연 5%에서 많게는 8% 수준의 평균 수익률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 관련해 연일 규제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정부가 공모 리츠 투자자들에겐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키로 하면서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공모 리츠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안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르면 공모 리츠, 부동산펀드에 일정 기간 이상 투자하고 얻은 배당소득에는 최대 5000만원까지 분리 과세의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적용 세율도 9%로, 이자수익이나 배당수익 등 기존 금융소득의 일반 세율인 14%보다 5%포인트나 낮다.
또한 정부는 올해 3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공모형 재간접 리츠의 투자 지분 제한을 완화했다. 이에 따라 기존 소액 투자자뿐 아니라 큰손 투자자들에게도 공모리츠의 투자 매력이 커졌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간접리츠는 취등록세 등 비용 절감 효과와 함께 매도시 비용절감에 대한 수익공유도 가능하다"면서 "자산 리스크 발생 시 절연 효과 등의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리츠 시장은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저성장, 고령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리츠 시장의 성장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미 주요 선진국의 사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초저금리 상황에선 연 5~8% 수준의 수익이 예상되는 공모리츠 상품은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올 하반기 증시 상장을 예정하고 있는 공모리츠들이 국내외 부동산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초자산에 투자하면서 국내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상대적으로 안정적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리츠들은 기존 오피스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임대주택, 주유소, 물류센터, 해외 랜드마크 빌딩 등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할 방침이다.
라진성 연구원은 "다양한 기초자산의 리츠 기업공개(IPO) 재개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며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으로 유동성이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 연구원은 일례로 이지스레지던스리츠에 대해 "K리츠의 핵심이 될 아파트 리츠의 시작"이라고 평가하며 "한국형 리츠의 고성장을 위해서는 넘치는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아파트 직접투자를 간접투자로 유인할 수 있는 양질의 대형 주택리츠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stockn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