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그날의 포화처럼…타오르는 섬 노을
▲ 팔미도 등대의 불빛은 인천상륙작전의 신호탄이자 상륙함정들의 길잡이가 됐다. 1903년 세워진 한국 최초의 등대 팔미도 옛 등대(왼쪽) 뒤로 2003년 새로 세워진 등대가 보인다. 오른쪽 사진은 팔미도 전경. 인천관광공사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흥행으로 당시의 무대가 된 전적지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간다. 한국전쟁의 전세를 극적으로 반전시킨 상륙작전의 흔적들이 인천 곳곳에 오롯하다. 영화 보고, 가서 현장까지 구경하면 감회가 더 새로워진다.

▲ 월미공원 내 '월미평화의 나무'. 인천관광공사 제공

■ 상륙 첫 감행…월미도

월미도는 1980년대 이후 본격 개발되며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한다. 수도권에서 가까운데다 바다까지 구경할 수 있어 청춘들의 데이트 명소로도 명성 자자했다.

특히 2001년에 문화의 거리가 조성되고 해안도로를 따라 카페와 음식점 등이 들어서며 지금도 여전히 청춘들에게, 시민들에게 멋진 휴식처로 사랑 받고 있다.

바로 이 월미도가 상륙작전이 최초로 전개된 곳이다. 맥아더 장군이 이끄는 연합군은 지금의 월미도(그린비치), 북성동(레드비치), 용현동(블루비치) 일대 등 3개 지점을 중심으로 작전 계획을 수립한다. 이 가운데 그린비치가 제1단계 대상지였다. 1950년 9월 15일 연합군은 그린비치를 통해 상륙에 성공하며 전세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다.

한국전쟁 이전에도 월미도는 치열한 역사의 장이었다. 1883년 인천 개항 이후 월미도는 외세의 각축장이었다. 1904년 인근 해상에서 러ㆍ일 전함이 부딪쳐 침몰하면서 러ㆍ일전쟁의 발단이 되기도 했다.

월미도는 상륙작전 당시 포격으로 초토화됐다. 지금은 전쟁의 상흔이 많이 아물었다.

한국전쟁 이후 약 50년간 군부대가 주둔하며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던 월미산(105m)이 2001년 개방됐다. 월미산 일대는 월미공원으로 조성됐다. 출입금지로 사람 손 덜 탄 숲은 여름 뙤약볕도 침투하지 못할 만큼 우거졌다. 숲을 가로지르는 둘레길(산책로)도 만들어졌다. 2009년 수도권대기환경청이 선정한 ‘수도권 걷기 좋은 산책코스 베스트 20’에 뽑힌 길이다.

공원 가면 ‘월미평화의 나무’ 찾아본다. 상륙작전 당시 포격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수령 70여년의 나무들을 인천광역시가 찾아냈다. 고상하고 우아한 나무와 치열했던 역사가 오버랩 되며 가슴 뭉클해진다.

한국전통정원과 한국이민사박물관도 공원 안에 있다. 특히 한국전통전원에서는 전국 각지의 전통정원들을 구경할 수 있다.

▲ 팔미도 전경. 인천관광공사 제공

■ 작전 개시의 신호탄…팔미도 등대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남쪽으로 1 시간쯤 가면 팔미도에 닿는다. 사주(해안 모래사장)로 연결된 두 개의 섬이 ‘팔(八)’자를 닮아 붙은 이름이다.

팔미도는 섬을 붉게 물들이는 낙조가 유명하다. 그리고 또 유명한 것이 등대다.

팔미도 등대는 대한민국 최초의 등대다. 1903년 6월 1일 불을 밝혔다. 또 팔미도 등대의 불빛은 상륙작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자 함대들을 육지로 안내한 길잡이였다.

맥아더 장군은 1950년 9월 15일 0시 팔미도 등대에 불을 밝히라고 명령했다. 미군과 국군으로 구성된 켈로부대(대북첩보부대) 특공대가 이를 위해 팔미도에 올랐지만 북한군의 저항에 맞닥뜨렸다. 교전 끝에 등대를 점령하고 불빛을 밝힌 시간은 새벽 1시 45분. 예정보다 늦었지만 맥아더 장군은 등대 불빛을 확인하고 작전 개시를 명령했다.

지금은 옛 등대 뒤로 2003년 세워진 새 등대가 임무를 대신하고 있다. 등대로 향하다 만나는 등대역사관에서는 인천상륙작전의 상황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등대 인근 야외문화공간에서는 팔미도 탈환 당시 사용된 해안포를 구경할 수 있다.

▲ 자유공원 맥아더 장군 동상. 인천관광공사 제공
▲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인천관광공사 제공

■ ‘맥아더 길’ㆍ인천상륙작전 기념관 등 볼거리

인천에는 상륙작전과 관련한 볼거리들이 많다. 중구 자유공원에는 맥아더 장군을 기념하는 동상이 있다. 자유공원은 1888년에 조성된 국내 최초의 서구식 근대공원이다. 광복 직후 만국공원으로 불리다기 1957년 맥아더 장군 동상이 세워지며 자유공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월미도 입구부터 동상에 이르는 길은 장군의 전공과 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기 위해 지난해 ‘맥아더 길’로 명명됐다.

연수구에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있다. 다양한 자료를 통해 상륙작전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시하고 있다. 장갑차와 전투기 등 상륙작전 당시에 투입됐던 장비들도 전시 중이다. 또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소품으로 사용됐던 등대도 설치해 뒀다.

이 외에도 옹진군 영흥도는 상륙작전을 앞두고 첩보 수집을 위해 한국 해군이 북한군과 전투를 벌인 전적지로 이곳에서 수집된 팔미도 등대의 작동 여부 등 각종 정보가 맥아더 장군에게 전달 됐다. 북한군과 치열한 전투 끝에 전사한 이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전적비가 있다.

김성환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