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일경제인회의 공동성명 "어려울수록 경제 교류·유대 끊겨선 안돼"
"양국의 위기 깊은 우려...관계 끊어지면 안돼"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우측)과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이 25일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 폐회식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한 후 기자간담회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제공=삼양홀딩스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제51회 한일경제인 회의를 주관화 한일경제협회 김윤 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은 25일 한국에서 일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에 대해 "안타깝다"며 "국내 소비자들이 넓은 아량으로 좋은 물건을 사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일경제협회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일한경제협회(회장 사사키 미키오(佐佐木幹夫) 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와 이틀에 걸친 회의를 마치며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김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질문을 받고 "법을 지키고 공정한 경제 활동과 경쟁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일부는 사회에 환원해서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경제인 임무"라며 "(경제인 임무처럼) 소비자의 권리는 좋은 가격에 좋은 품질 물품을 구입해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사키 회장은 "양일간 회의에서 불매운동과 관련해 특별히 이야기하진 않았다"며 "한국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들이 많은데,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사사키 회장은 이어 "특히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들이 급감하면서 일본 지방자치단체들과 관광 산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이러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오른쪽)과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에게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일 재계는 이번 회의에서 현 양국 갈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대화를 통한 관계 복원이 필요하다고 양국 정부에 제언하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한일 경제인 회의는 성명에서 "최근 양국 정치·외교 관계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경제면에서도, 문화·스포츠 교류 분야에서도 긴장의 연속"이라며 "우리는 그동안 양국 민관의 선배들이 쌓아온 호혜적이고 양호한 경제관계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어려운 시기일수록 지금까지 발전 시켜 온 경제교류의 유대가 끊어져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확인하고, 한일의 호혜적인 경제 관계의 유지·발전을 위해서는 정치·외교 관계의 복원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경제 상호발전에 정치·외교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양국 정부가 대화 촉진을 통해 한일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길 강력히 요망한다"고 밝혔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 기자회견에서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왼쪽)과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이번 회의에서 오간 논의 내용과 성명을 양국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경제인들이 정치·외교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는 어렵지만 서로 협력을 하면서 윈윈(win-win) 기회를 만드는 행동 자체가 양국 관계에 여러 도움을 줄 것", 미키오 회장은 "양국 경제인이 구축해온 경제 관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각각 언급했다.

이 밖에 사사키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참석과 축사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꼽았다. 그는 "유 본부장께서 협회의 활동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며 경제·문화·인적 교류를 계속 유지해달라고 말씀하셨다"며 "사실 정부 측에서 나오신 분이라 어려운 말씀을 하시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매우 좋은 발언들을 해주셔서 기뻤다"고 했다.

김윤 회장은 "지금까지 양국 재계 관계는 과거에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탄탄했는데 최근 갈등 국면에서 소원해졌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솔직한 의견 교환을 통해 좋은 결과를 도출했고, 이 같은 양국 경제인들의 활동이 국가 관계 개선에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사키 미키오 회장도 "한일관계가 대단히 어렵지만, 지금까지 유지해온 매우 양호한 경제 관계가 여기서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이번 회의를 개최했고, 서로 더 깊이 신뢰할 기회가 됐다"며 "앞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경제인 회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일경제인회의는 양국 국교 정상화 4년 뒤인 1969년 양국 경제협력 증진을 취지로 시작한 이래로 한해도 거르지 않고 양국을 오가며 열린 민간 경제협력 행사다.

올해 행사는 애초 5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관련 판결 이후 양국 관계가 급격히 악화한 여파로 일정이 한차례 연기됐다.

제52회 한일경제인회의는 내년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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