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헨리 포드의 대량생산 방식이 등장하기 전까지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상류층 젊은이들은 최고 성능으로 튜닝한 자동차로 경주를 즐겼다. 이때의 경주용 차를 관람객에게 보여준 이벤트가 지금의 모터쇼다.

모터쇼는 1897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처음 시작돼 프랑스 파리와 미국 디트로이트를 거쳐 스위스 제네바까지 이어지며 발전해 왔다. 아시아에서는 1954년 일본 도쿄 모터쇼를 선두로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서울과 부산에서 격년으로 열린다.

모터쇼는 유럽과 미국이 신기술을 공개하면서 미래 트렌드를 제시하는 장으로 출발했다. 아시아에서는 이를 모방하여 전 세계로 자동차 산업을 확산시키는 발판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모터쇼를 보면 대륙 간 기술의 격차가 좁혀지면서 아시아 기술이 유럽과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본의 하이브리드 카와 중국의 전기 자동차는 기존의 내연기관을 위축시키며 기술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기에 충분하다. 이런 경쟁과 공유는 대륙 간 산업표준을 만들고, 안전기준과 환경문제를 제도화했다.

지난 4일 폐막한 2016 베이징 모터쇼는 중국의 레저문화 확산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또 IT융합 기술을 앞세운 완전자율주행 기반과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친환경 자동차의 각축장이었다. 테슬러의 ‘모델S’나 패러데이퓨처의 ‘FF제로1’외에도 많은 브랜드가 기존의 연료주입 방식에서 배터리 충전방식으로 전환했다. 특히, 중국 창안자동차는 일반도로에서 2,000km를 자율 주행한 ‘RAETON’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자율주행이 우버 플랫폼과 연결되면 자동차는 소유가 아닌 공유의 시대가 온다.

베이징 모터쇼는 26년의 짧은 역사에도 가장 빠르게 그 위상을 높이고 있다. 전시규모도 크지만, 세계 자동차 판매의 40%에 가까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터쇼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점도 높이 평가할만하다. 1,200여 종의 차량을 선보이며 레이싱걸 대신 정숙한 차림의 도우미가 관람객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는 배려가 매우 돋보였다. 그리고 30종이 넘는 신차 출시는 미래 트렌드를 읽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모터쇼가 주는 진정한 의미는 보여주기보다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중요한 장(場)에 있다.

● 김홍근은 호서대학교 부교수(창업보육 센터장)이자 (사)한국벤처 창업학회 부회장, 자동차부품제조업체 드림텍 대표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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