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국내 출시를 앞둔 쉐보레 차세대 '말리부'. 합리적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된다면 중형차 뿐만 아니라 준대형차 시장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 제공

 

요즘 한국지엠 쉐보레 브랜드가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경차 출시한다고 해서 봤더니 안전ㆍ편의사양이 중형차와 맞먹는다. 또 준대형차 들여왔다고 해서 봤더니 크기가 대형차보다 크다. 가격을 앞뒤 가리지 않고 올리는 것도 아니다. 기존에 길들여진 기준으로 이해가 안가는 파격적 행보다. 그런데 따져보면 나쁘지 않다. 크기와 사양, 성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차를 큰 부담 느끼지 않고 구매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가성비(가격대비 만족도) 최고 라는 이야기다. 이런 쉐보레가 27일 중형세단 차세다 말리부를 출시한다. 또 한번 놀라게 생겼다며 여기저기서 관심 폭증 중이다.

 

▲ 경차를 뛰어넘는 편의사양으로 경차 내수판매 1위에 오른 쉐보레 '더 넥스트 스파크'. 한국지엠 제공

 

■ 가성비 트렌드와 맞물려 인기몰이

지난해 4월 서울국제모터쇼에서 쉐보레가 차세대 스파크를 공개했다. 업계가 깜짝 놀랐다. 전방 추돌 경고시스템ㆍ차선이탈 경고시스템ㆍ사각지대 경고시스템 등 중형차에서나 볼 수 있던 첨단 안전사양이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애플 카플이도 국내 최초로 창착됐다. 애플 카플레이는 주행 중 음성 통화, 음성 메시지, 음악감상 등이 가능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경차는 첨단 기술이 다른 차급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관례가 깨졌다. 여기에 주행성능까지 탄탄했다.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정됐다. 이러니 판매는 순항일 수 밖에. 출시 후 스파크는 경차 독보적 존재였던 기아자동차의 모닝을 판매에서 제쳤다. 지난 2월 경차 내수판매 1위에 올랐고 지난 3월에는 격차를 더욱 벌리며 ‘국민경차’ 입지를 확고히 했다.

지난해 하반기 임팔라가 출시되자 업계가 또 놀랐다. 준대형급으로 들여온 차인데 크기가 압도적이었다. 5,110mm에 달하는 길이는 동급으로 비교되던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보다 무려 190mm나 길었다. 535리터에 달하는 적재공간은 대형차 제네시스 EQ900보다 51리터나 더 넓었다. 성능과 사양도 그랬다. 최고출력은 309마력(3.6 모델 기준)에 달했다. 애플 카플레이ㆍ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ㆍ자동 긴급 제동시스템ㆍ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등 고급 편의사양을 대거 장착했다. 가격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임팔라는 미국에서 전량 들여온다. 수입차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국내 판매가격은 미국보다 오히려 저렴했다. 모든 게 ‘파격’이다.

▲ 압도적인 크기와 첨단 편의사양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쉐보레 '임팔라'. 한국지엠 제공

 

 

■ 준대형차까지 긴장…터보모델 가격이 흥행 관건

차세대 말리부가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말리부 역시 차급을 훌쩍 뛰어넘는 차다. 중형세단인데 길이가 4,922mm로 그랜저보다 2mm가 길다. 자율주행 선행 기술ㆍ오토 브레이킹 시스템ㆍ자동 주차시스템 등 수입 프리미엄 세단에나 장착되던 기능들이 역시 수두룩하다. 여기에 미래지향적인, 예사롭지 않은 디자인마저 ‘프리미엄’ 이미지 팍팍 풍긴다. 성능도 결코 상위 단계의 차와 비교해 못하지 않다. “기본모델인 1.5리터 터보는 경쟁 2리터 자연흡기 모델 대비 토크와 가속력부분이 훨씬 뛰어나다. 말리부 2.0터보 모델은 준대형차와 견줄만한 동급 최강 스펙을 자랑한다”는 것이 쉐보레 측 설명이다. 이러니 평범한 중형차에 식상함을 느낀 사람들이 차세대 말리부 출시에 귀를 쫑긋 세우는 것도 이해할만하다. 최근의 ‘가성비 트렌드’와도 딱 맞는 멋진 전략이다. 이러니 중형차 출시에 준대형차까지 긴장 모드다.

▲ 27일 국내 출시 예정인 쉐보레 차세대 '말리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에서부터 프리미엄 이미지가 풍긴다. 한국지엠 제공
▲ 쉐보레 차세대 '말리부'의 고급스러운 실내. 한국지엠 제공

 

문제는 가격이다. 향상된 성능과 크기에 맞춰 가격이 올라가면 이렇게 요란 떤 것이 '말짱도룩묵'이 된다. 북미에서 판매 되는 2.0터보모델 최고 트림의 현지 판매가격은 한화로 3,650만원 선이다. 국내생산을 통해 이를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터보모델의 가격이 일반모델 대비 약 200만원 이상 비싸게 책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쉐보레 측은 “이러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합리적 수준의 인상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현재로선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 르노삼성차 SM6 최고사양 모델과 비슷한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쉐보레는 차세대 말리부 출시행사를 서울 고척 스카이 돔에서 연다. 차 업계 최초의 야구장 출시행사다. 이것도 놀랄 일이다. 온라인 생중계도 한다. 오전 10시 45분부터 약 1시간 동안 한국지엠 블로그, 유튜브 및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 중계한다.

스파크, 임팔라에서 비롯된 쉐보레의 ‘차급 파괴’ 인기몰이가 차세대 말리부까지 이어질지 흥미진진하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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