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질본, 뇌영상 검사 전 뇌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 여부 미리 알 수 있어

[한스경제=홍성익 기자] 뇌 치매유발물질 침착 여부를 예측하는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치매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선별해 뇌 영상 검사를 진행할 수 있어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고, 임상시험 성공률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치매뇌영상검사 양성률 예측모델로 인하여 현재와 달라지는 점/제공= 질병관리본부

25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이하 질본)에 따르면 연구책임자인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이끄는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학술연구용역 사업’팀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으로 아밀로이드 PET 검사 양성률을 예측하는 노모그램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지금까지 치매 뇌영상검사를 통해 파악해온 치매유발물질 ‘뇌의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 여부를 영상 검사 전 예측하는 방법이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의 치매 전환 가능성을 파악하려면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검사 비용이 100만~150만원에 달해, 치매가 발병되지 않은 환자에게 검사를 권하기 어려웠다.

이번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학술연구용역 사업을 맡은 서 교수 연구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APOE ε4’ 대립유전자 보유 여부와 신경심리검사 결과만으로 개인별 아밀로이드 PET 검사 양성률을 예측할 수 있는 노모그램(도표)을 개발했다.

APOE ε4 대립유전자 유무란 유전자 중 E4를 가진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4배 정도 높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것으로, 검사비용은 5만원 수준이다. 신경심리검사는 치매환자에서 인지기능 평가를 목적으로 실시되는 검사로 검사 비용은 30~40만 원 정도이다. 노모그램은 신경심리검사 결과를 각 변수로 해 그 관계를 그림으로 표시한 수치를 읽기 편리하도록 만든 도표 또는 계산표이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기능 저하가 관찰되지만 일상생활능력의 저하가 동반되지 않는 상태를 말하며,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하는 치매 고위험군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개인별 아밀로이드 PET 양성률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며, 고비용의 아밀로이드 PET 검사 양성률을 미리 예측하고 진행여부를 선별할 수 있어 의료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게 질본 측의 설명이다.

아밀로이드 PET 검사는 뇌 안의 '베타 아밀로이드'(알츠하이머치매 환자의 뇌에서 특이적으로 관찰되는 병리 소견인 노인성 신경반의 주성분이자 치매 유발 물질)를 영상화할 수 있는 치매뇌영상검사로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향후에 치매로 전환될 위험을 예측하는데 유용하게 이용되는 검사이다.

결과가 양성이면 향후 치매발병확률이 높아진다. 고비용(100~150만원)의 뇌영상 검사이기에 치매가 발병되지 않은 환자에게 권하기 어렵다.

예측모델은 APOE ε4 대립유전자 유무, 임상 치매척도 영역 합산 점수 (CDR-SOB), 기억장애의 양상 (시각기억 단독손상, 언어기억 단독손상, 시각 및 언어기억 손상) 등 3가지 위험요인을 기초로 만들었으며, 아밀로이드 PET 검사 양성 확률을 79%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

고영호 질본 뇌질환과장은 “이번 예측모델을 이용하면 아밀로이드 PET 검사 양성률을 미리 예측하고 양성률이 높게 예측되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어 임상시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환자 개개인에게 적용 가능한 아밀로이드 PET 양성률 예측모델을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진료 및 연구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질본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구축 학술연구용역 사업(치매환자코호트 기반 융합 DB 및 파일럿 플랫폼 구축)의 지원을 받았다. ‘기억성 경도인지장애(aMCI) 환자에 대한 아밀로이드 페트 검사 양성률 예측 방법 및 장치’로 국내 특허 출원을 지난해 8월 마쳤고, 국제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작년 10월 30일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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