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중국 경제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를 떠 받치는 양대 기둥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5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7%대를 유지하며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그런데 중국 경제가 불안하다. 각종 경제 지표에 켜진 적신호는 세계를 금융위기의 불안으로 몰아가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가 중국 경제의 현재와 향후를 짚어본다.

● 곳곳서 적신호…글로벌 경제의 ‘뇌관’
중국 경제 전반에 걸쳐 빨간불이 켜졌다.
수출은 급감세다. 지난 1월 중국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2% 감소했다.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기록이다. 수입 감소가 더 빨랐던 덕에 무역수지는 수치상 흑자가 났다. 그러나 내수부진과 수출감소, 성장률 하락이라는 악순환의 우려는 여전히 남았다.
중국 내 해외자본 유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2013년 연간 650억달러 순유입 됐던 해외자금은 이듬해부터 순유출로 전환돼 2014년 3,110억달러, 2015년에는 8,060억 달러가 중국을 이탈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평가 절하하면 자본 유출은 더 심해질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위안화가 1% 평가 절하 될 때마다 1,000 달러가 중국에서 빠져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덧붙여 중국 위안화 가치는 올해 안에 3.4% 더 절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증시도 하락세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여간 중국 증시에서는 시총 기준 5조 달러가 사라졌다. 올 초에도 연이어 폭락사태가 이어지더니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당분간 실효는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로 최근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PMI는 실물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50이 넘으면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을 시사하고 50이하면 그 반대다. 중국 제조업 PMI는 작년 8월 이후 6개월 연속 50 이하를 기록 중이다.
중국 경기 둔화가 국제유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이다. 중국 경제가 위축되면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국제유가는 바닥권에서 벗어나기 더 힘들어진다. 중국 경기 둔화에서 비롯된 불안과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악재가 겹치며 전 세계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최근 8개월 간 23%(17조 331억 달러)나 급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의회에 제출한 경제보고서에서 중국 경제의 회복이 세계 경제의 안전한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만큼 중국 경제가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확산일로 경착륙 공포
중국 경제의 향방에 따라 글로벌 위기가 직면할 수 있다. 세계가 중국 경제를 주시하는 이유다. 지난 1월 한국의 수출이 18%나 줄어든 것은 중국 경제가 좋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일본의 수출도 12%나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결국 7% 아래로 떨어져 6.9%에 머물렀다. 1991년 이후 최저치로 4반세기만의 고속성장이 멈춘 것이다.
전망은 밝지 않다. 경착륙 우려가 여전히 확산일로다. 최근 미국의 한 헤지펀드가 약 120여명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가장 큰 걱정거리를 물었더니 10명 가운데 6명이 ‘중국의 경착륙’이라고 답했다.
글로벌 핵심 중앙은행들도 중국 경제가 갑자기 나빠질 것을 걱정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예상하며 중국 상황이 나빠지면 유로존 경제도 안도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로 국제 유가 불안과 물가 부진, 글로벌 금융시장 부진과 함께 중국 침체 우려를 꼽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최근 3.0%로 낮춘 것도 중국 경제 침체를 우려한 탓이다.
● 중국 “6~7%대 성장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은 6%대 중반은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다.
국제금융센터는 중국 경제의 향후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소비자신뢰지수와 경기선행지수가 정체되고 있어 중국 경제가 쉽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시장 불안, 개혁추진에 따른 불확실성 등 위험 요인도 상당하다. 센터는 “금융시장 개방이 추진되는 가운데 위안화 약세에 따른 자본유출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는 올해 6% 중반의 중속성장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최근 금융시장 불안심리에도 불구하고 정책효과에 힘입어 중국 경제는 지난해보다 둔화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재정지출이 늘어나고 수출과 소비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또 2025년까지 차세대 정보기술, 바이오, 신소재 등 10대 중점분야를 선정하고 이를 육성하기 위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정책을 추진 중이다. 동시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물류, 제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이러한 산업구조 재편 노력을 신뢰한다며 중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황한취안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업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이러한 노력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중국의 잠재성장률은 당분간 6~7%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