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 기자실에서 손병두 금융정책국장이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방향'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공공기관이 내년까지 강도 높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방향’을 추진하겠다고 1일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이날 9개 금융 공공기관 기관장이 간담회를 열고 논의한 결과다.

대상 기관은 예금보험공사, 캠코,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준정부기관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예탁결제원 등 기타공공기관 9개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8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안을 토대로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해 이뤄졌다. 금융 공공기관이 평균급여가 높기 때문에 다른 금융권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종전까지 간부직에만 도입했던 성과연봉제를 비간부직까지 확대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공공기관들은 앞으로 모든 직원에게 성과에 따른 20~30%의 차등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 그동안 호봉제를 유지했거나 명목상의 연봉제를 시행해온 기관은 급여체계를 완전히 바꿔야하는 것.

적용 대상은 최하위 직급과 기술직을 제외한 모든 직원으로, 전체 직원의 68.1%(1만1,821명)에 달한다. 종전까지 성과 연봉제를 적용받은 직원은 7.6%, 1,327명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기본연봉 인상률은 성과평가에 따라 최고·최저 등급자가 평균 3%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나야한다. 노사 협의가 필요하지만 간부직은 4%포인트, 중간관리직은 3%포인트의 차이를 둘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차하위직도 1~2%포인트의 차이를 둘 것으로 보여, 정부의 권고안보다 적용 강도를 높였다.

성과연봉도 올해까지 20%, 내년에는 30%까지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최고와 최저 등급의 차등은 2배 이상 나도록 했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이번 달부터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받아 체계적인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당장 다음달부터 기관별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직무분석 및 평가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직무분석은 과장·차장·부장 등 직급으로 직책이 정해진 직원들에게 직무에 따른 급여체계를 적용하기 위해 시행한다.

금융위는 성과평가를 집단 위주에서 개인 및 집단 평가를 함께 반영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승진이 임박한 사람에게 높은 고과를 몰아주는 관행이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성과주입을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금융위는 추후 공공기관 평가 기준에 성과주의 도입에 대한 총 인건비의 1%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기관 간 성과급 예산도 차등 지급하기로 하는 방안을 내놨다. 평가 기준은 이번 달 안에 마련한다.

금융위는 만약 성과주의 도입이 잘 되지 못해 인센티브를 5년 연속 받지 못하면 4급 직원간 급여가 402만원에서 448만원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개별기관들이 내부 논의와 의견수렴을 통해 상반기까지 개선안을 마련하고 노사합의를 거쳐 연내 관련규정 개정을 마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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