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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지난주 ‘10월 쇼크’를 이겨낸 코스피가 7년 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했다. 최근 국내 증시의 최대 악재였던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완화된 덕분이었다. 이번주 역시 국내 증시는 양국 간의 갈등 영향을 받는 가운데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금리인상 기조, 국제유가 등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1960~2160이다. 지난 2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3.4% 오른 2096에 장을 마쳤다. 

◆ 공화당 상·하원 승리할 경우 국내 증시 불안

증권가에서는 6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무엇보다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분석이다. 또 선거 결과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노선에 변화가 생긴다면 국내 증시를 움직이게 할 수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선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예산권을 지닌 민주당이 대중(對中) 관세 부과 정책을 비롯해 재정적자 확대 계획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신흥국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했던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 달러 강세 우려가 완화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 무역분쟁과 재정정책 등이 미국만의 성장률 상향으로 이어졌고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역풍으로 작용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과 코스피가 높은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 온 만큼 공화당보다 민주당의 승리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확률은 낮지만 선거가 다가올수록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할 수 있다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는 데다 재정적자 확대로 미국 국채발행 규모가 증가하면 금리 상승의 요인이 된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이 양원에서 우위를 점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이민 관련 강경책과 세제개혁 등이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재정적자 확대 우려에 금리의 점진적인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고 적자를 메우는 목적으로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미·중 무역협상 성과 전망 불투명

또 이번주에도 미·중 무역분쟁이 국내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전화통화를 통해 무역협상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코스피가 단숨에 2090선까지 올라섰다. 이들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회동을 갖고 무역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실제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선 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데다 양국 정상과 경제 관료들의 발언이 엇갈리는 일까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우리는 중국과 합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반면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같은날 미국 CNBC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합의 진행 상황에 대해 “큰 움직임은 전혀 없고 우리는 일상적으로 취합된 자료를 훑어보고 있다”며 “합의로 넘어가는 지점에 있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이날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동반 하락했다. 당분간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더라도 무역분쟁 우려가 다시 깊어지면 국내 증시는 출렁일 수 있다.

◆ 美, 일부 국가에 이란 원유 거래 허용…유가 상승 우려 줄어

아울러 미국이 오는 5일(현지시간)이란 원유 수출금지 제재를 다시 시행한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3위 산유국으로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석유의 3~4%를 공급한다. 이란의 수출이 차단될 경우 유가 변동이 예상된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 공급과 재고 감소에 따른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이 예상되면서 국제 유가 상승 전망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예상만큼 유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미국이 당초 계획과 달리 일본·인도 등 8개국에 대해서는 이란이 석유를 계속 수출할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하면서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크게 감소한 것이다. 실제 국제유가는 지난달 29일부터 나흘째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한국의 예외국 인정 여부는 5일 미국의 발표를 통해서 알 수 있을 전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존 의도는 이란 석유 수출의 원천 봉쇄였으나 일부 예외를 인정했다”며 “미국 정부에서 동맹국들이 수입을 곧바로 줄일 수 없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유가 상승 심리가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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