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예산 줄고 기간도 단축…“가을세일 등 기존 행사기간과도 겹쳐”
코리아세일페스타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박근혜정부 당시 내수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출범했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형식적인 마케팅 및 정부 예산 축소에 따라 실속없는 이벤트로 전락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인 코리아세일페스타는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열흘간 진행되는데. 지난해 할인행사가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에 38일에서 10일로 기간을 대폭 줄어 들었다. 

실제 행사 기간이 줄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매년 추석 직후 진행하던 가을세일과 일정이 겹쳤다. 업체들은 코리아세일페스타를 포스트(post) 추석마케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지난해 가을 세일과 차별화 된 요소를 찾아보긴 힘들다.

올해도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가을 정기세일 및 프로모션에 집중하는 대신 겨울용품 위주로 코리아세일페스타를 기획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투 트랙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홈플러스다. 홈플러스는 식료품 위주로 포스트 추석상품을 구성해 내국인 고객을 잡고 가전제품으로 외국인 고객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전략을 구성했지만 흥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는 행사기간 뿐만 아니라 예산으로 책정된 국가 보조금도 줄었다. 이번 행사 예산은 34억원으로 지난해(56억원)와 약 22억원 차이가 난다. 첫해 예산이 45억원가량이었던 걸 감안해봐도 올해 예산이 대폭 준 것이다.

참여업체도 지난해보다 줄었다. 지난해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여한 업체는 446개사였다. 27일 기준 올해 코리아세일퍼스타에 참여한 업체는 341개사로 약 105개 업체가 줄어든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대로 정부 보조금까지 줄어들 경우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빚좋은 개살구'로 전략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방식의 할인행사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미국의 경우 유통사들이 제조사로부터 상품을 직매입한 뒤 이윤을 남기고 되파는 구조여서 팔지 못한 재고를 대폭 할인해 팔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조사가 상품을 판매하고 유통사는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다. 결국 제조사가 일부러 초과 생산해 재고를 남기지 않는 한 큰 폭의 할인이 어렵다. 또 내수진작을 위해 국내 소비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참여를 이끌어야 하는데 이 또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리아세일페스타의 경우 정부가 장려해 명맥이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 유통시장 현황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돼 실제 재고처리용 행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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