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당분간 이 같은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를 검토하고 나선 데다 비트코인 ETF 등 제도권 편입 움직임이 가세했고, 웹 3.0 등의 뒷받침이 있으면 당분간 가상화폐 시장은 상승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투자 전문가인 브라이언 켈리 BKCM LLC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최근의 가격 상승에 대해 켈리는 “비트코인 가치가 오르기 시작할 때 더 많은 수요가 몰리면서 최근까지 가격 상승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로 비트코인을 대량 들고 있는 이들이 이 시기 대규모 매도에 나선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1. 美 SEC, 비트코인 ETF 허가 검토…비트코인 제도권 편입 이뤄질까
켈리는 향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계속될 수 있다는 근거로 먼저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허가 가능성을 들었다. ETF란 주식, 원자재, 채권 등 자산으로 구성된 펀드로 비트코인 ETF는 향후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돼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펀드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현재 미국 증권상품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ETF의 허가를 검토 중에 있다. SEC에 비트코인 관련 ETF 허가를 신청 중인 회사는 비트와이즈 에셋(Bitwise Asset), 반에크 어소시에이츠(Van Eck Associates), 솔리드엑스(Solid X) 등이다. 이중 솔리드엑스는 SEC의 반려 이후 재허가 신청을, 반에크는 벌써 세 번째 도전을 한 상태다.
SEC는 그간 비트코인 ETF 허가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지난해 ‘비트코인 억만장자’로 유명한 윙클보스 형제가 이끄는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가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를 신청했으나 SEC는 이를 반려했고 올 1월에도 12건의 비트코인 관련 ETF 신청을 철회시키면서 출시가 무기한 연기되기도 했다.
비트코인 ETF가 출시되면 증권거래소 영업 시간에만 판매되며, 제도권 안에 편입된다는 점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을 추적하는 대표 지수로 자리잡게 될 수 있다. SEC에 가상화폐 인덱스 ETF를 신청한 비트와이즈의 맷 휴건 책임 연구원은 “SEC가 ETF를 허가한다면 투자자 보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켈리는 “SEC의 허가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상황”이라면서도 “SEC의 허가 검토에 대한 뉴스 만으로도 비트코인 가격은 충분히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ETF 승인 가능성이 90%가 넘는다”면서 오는 9월엔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2. 블랙록·골드만삭스...기관투자發 호재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도 가상화폐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최근 블랙록자산운용, 골드만삭스 등 월가를 대표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 선물 등 가상화폐 관련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블랙록 자산운용은 최근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투자를 위한 실무그룹을 구성했다. 투자 대상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 중인 비트코인 선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가상화폐 옹호론자로 알려진 데이비드 솔로몬 사장을 차기 CEO로 지명했다. 그는 지난 5월 골드만삭스가 비트코인 트레이딩 전담 데스크를 만들 때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대표적인 친(親) 가상화폐 인사로 알려져 있다.
#3. '웹 이후의 웹'...웹3.0 핵심 될 가상화폐
‘웹3.0’의 등장도 가상화폐 가치를 끄게 올릴 것으로 켈리는 분석했다. 웹3.0이란 분산기술을 적용한 웹으로 사용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지능형 웹 기술을 의미한다. 기존 월드와이드웹(WWW)으로 불리던 단순 정보를 표시하는 웹1.0을 지나, 유튜브, SNS 등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는 웹2.0을 지나 분산화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웹을 뜻한다.
가상화폐는 분산화된 웹3.0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켈리는 “이미 기관들은 웹3.0 하에서 가상화폐가 어떤 역할을 할 지 주목하기 시작했다”면서 “기관투자가들은 웹3.0 시대의 투자 대상으로 가상화폐가 적합하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지은 기자 hur@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