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고영훈] 지난해 업권별 금융사고 중 유일하게 보험업권만 건수가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권 중 보험업권을 먼저 점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금융감독당국은 최근 보험대리점 불완전판매와 사기행위 설계사들에게 철퇴를 내렸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금감원에 보고된 금융사고는 은행, 중소서민, 금융투자 모두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보험업권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보험업권 전형적 사고유형인 보험료 횡령·유용은 사고건수와 금액이 모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보험료 횡령·유용, 업무상 배임 등 금융범죄행위의 경우 금융사 자체 고발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출처=금융감독원

금감원 보험사기단은 최근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에 대해 전속 설계사 조직에 비해 불완전판매가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지에이코리아도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불완전판매비율이 보험사 전속 설계사에 대해 높다고 밝혔다.

또한 보험사기를 저지른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에게 등록 취소 등의 중징계도 내렸다. 지난 9일 보험대리점 지에이코리아는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 받았으며 생명보험계약과 손해보험계약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한 해당 설계사들에게 과태료를 물렸다. 인적사항을 조작한 서류를 통해 상해의료비 600만원을 수령하고, 가족을 동원해 상해의료비 162만원을 부당수령한 케이지에이에셋 소속 설계사는 등록이 취소됐다.

이 밖에 인슈프라자, 메가,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 에이원금융판매주식회사, 엠금융서비스보험대리점, 밸류마크, 인코리아금융서비스 등 사기행각을 벌인 소속설계사들이 보험사기 행위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기사고는 주로 배상책임보험금, 대물배상보험금 등으로 상해사고나 교통사고를 위장한 건이 많았다. 보험에 대해 지식이 있는 설계사들이 개입한 사건이다 보니 보상특약 등도 악용해 보험금을 뜯어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보험업부터 점검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천명했다. 그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전 이라도 단계별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며 첫 타겟으로 보험사들을 겨냥했다. 영업단계에서의 불완전 판매와 보험설계사들의 행태 또한 들여다 볼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사들의 보험대리점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이 같은 사기행태나 불완전판매에 대한 점검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리점 설계사의 문제점이 불거진데는 전속 설계사의 감소와 무관하지 않다. 보험사 전속설계사는 줄고 있는 반면 대리점 소속 설계사는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보험사기에 연루된 설계사에 대해선 등록 취소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필요에 따라선 금융사의 영업 정지도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금융위의 보험업권 중점 점검 방침은 업계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전체 금융민원 중 보험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62.5%나 차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는 상품 보험료에 영향을 미쳐 보험료 상승을 야기한다"며 "시장 정화를 위해 문제가 있는 설계사들은 현장에서 퇴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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