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정봉주 전 의원, 민병두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이성봉]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민병두 의원까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성추행·성폭행 의혹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행 피의자로 전락한 지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도전한 민 의원이 10일 성추행 의혹으로 국회의원직을 내려놨다.

뉴스타파는 이날 오후 2시쯤 민병두 의원이 10년 전 성추행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사업가 여성 A씨는 2008년 5월 무렵 노래주점에서 민 의원에게 강제로 키스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곧이어 민 의원의 의원직 사퇴 소식을 접한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충격적”이라면서 “당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고 본인이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상황과 내용을 파악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안 전 지사와 복당을 신청한 정봉주 전 의원에 이어 민 의원까지 성추문이 불거지자 당황한 눈치다.

앞서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곧바로 사과했다. 추미애 대표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두 딸 보기가 부끄러웠다”고 전했다. 같은 당 손혜원 의원은 “정치인 안희정은 오늘로 끝나네요” “변명조차 듣고 싶지 않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충남도당위원장인 박완주 의원은 “어떤 말로도 형언 못할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민주당에 복당한 뒤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참여하려고 했던 정봉주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선언이 예정됐던 지난 7일 당일 성추행 의혹이 보도되면서 출마선언을 연기했다.

민 의원의 사직서가 수리되면 민주당의 의석 수는 120석으로 줄어든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와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을 앞두고 원내 1당 유지에 사활을 거는 현 상황에서 민병두 의원이 의원직을 던진 것. 민주당은 그간 원내 1당 사수를 위해 지방선거에 나서는 현역 국회의원의 숫자를 2∼3명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 핵심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민 의원의 성추행 의혹 보도를 접하기도 전에 사퇴 소식을 접했다"며 "의석 하나도 아쉬운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당황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당위원장인 안규백 의원은 민병두 의원에게 의원직 사퇴 입장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규백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실관계가 명확지 않은 상황에서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은 의원으로 선출해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지역구인 다른 의원도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서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민 의원이 성추행 의혹으로 서울시장 경선에도 불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3파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서울시장 후보군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영선 우상호 의원 등 3명이다.

이성봉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