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스포츠경제 이성봉] 방송계 저임금, 노동 착취 관행 개선할 수 있을까.
최근 온라인에서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일했던 방송작가 A씨의 글이 화제가 됐다. A씨는 지난달 24일 KBS 구성작가협의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이 겪은 방송사와 PD들의 갑질 행태를 폭로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작가로 일하며 겪은 저임금, 노동 착취 관행을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이후에도 작가들의 폭로는 이어졌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막내작가로 일했다고 밝힌 B씨는 미디어스와 인터뷰에서 “그알? 역겹다. 사회정의, 적폐청산 이야기하는데 웃기기만 하다. 본인들이나 내부에서 잘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막내작가 C씨도 “그냥 한 마디만 하겠다. 갑질 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2년차의 방송작가 D씨는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막내작가의 한 달 수입은 지금도 15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지방 방송사 작가들의 상황은 더 열악해 10년차 작가가 매달 200만원도 안 되는 돈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방송사 비정규직이 1천 여 명 가까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방송계갑질119’에서도 정규직 PD에 대한 성토는 끊이지 않는다.
사실 방송계 노동문제는 프리랜서 작가들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방송 관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두 비슷한 실정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tbs교통방송의 프리랜서, 파견용역 등 비정규직 노동자를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한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국내 방송사와 공공기관에서 프리랜서 정규직화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상은 프리랜서 피디(PD), 프리랜서 기자, 프리랜서 작가, 프리랜서 카메라감독 등 ‘프리랜서’ 및 파견용역이라는 고용형태를 가진 tbs교통방송 비정규직 272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시 소속 사업소 위상인 tbs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은 약 96%에 이른다. 정규직은 서울시에서 파견돼 1~2년 후면 복귀하는 공무원들 뿐이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노동존중특별시 서울에서 시작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모델이 이제 노동존중 대한민국의 정규직화 정책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방송의 정상화에는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의 정상화도 포함돼야 한다. 공정한 노동 위에 공정한 언론이 굳건히 설 수 있다. 서울시 tbs 프리랜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새로운 고용모델이 대한민국 언론사와 수많은 프리랜서들의 노동현장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위로가 되는 드라마 뒤에, 적폐와 비리를 밝히는 보도 뒤에 노동자가 있다. 공정노동이 공정방송의 근간이 된다"며 "시는 일하는 청년들이 꿈꿀 수 있는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노동자로서 정당한 권리를 찾고 대우 받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서울시가 모처럼 힘차게 시동을 걸어줘서 감사하다"며 "tbs의 시도가 서울시를 넘어 우리 방송산업 전체, 노동계 전체로 번져 나가기를 강력히 소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성봉 기자 coohell@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