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분당서울대병원 김종민 교수팀, 파킨슨병 발전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특별소견' 확인
파킨슨병 발병 확률 일반 환자 7.13배 달해
김종민 교수(좌), 배윤정 교수(우) /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한스경제 김지영] 국내 연구팀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파킨슨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예측하는 연구를 세계 최초로 진행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신경과 김종민 교수,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 연구팀이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MRI 검사를 통해 향후 파킨슨병을 앓게 되는 환자를 예측하는 연구를 실시했다고 23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퇴행성 질환으로 몸이 굳어가고, 손발이 떨리며, 잘 걷지 못하는 증상과 함께 우울, 불안감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200년 전 첫 발병 사례가 나타난 후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렘수면 행동장애(수면 중에 잠꼬대, 몸부림을 치는 등 꿈 속 행동을 실제로 옮기는 질환) 환자의 50% 이상이 몇 년 이내 파킨슨병을 앓게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점에 주목해 2014년 3월~2015년 4월 사이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18명, 파킨슨병 환자 18명, 비질환자 18명에게 각각 MRI 검사를 실시했다. 이후 약 2년간 파킨슨병 진행 여부를 추적했다. 그 결과 2년 후 파킨슨병에 걸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 뇌 MRI 사진에서 큰 차이가 발견됐다.

정상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좌), 파킨슨병 발병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우) /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파킨슨병으로 진행하지 않은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7명의 경우 아무 질환도 없는 건강한 사람(비질환자)과 동일한 뇌 MRI 사진이 나타났다. 사진에는 하얗고 동그스름한 부분(흑질 구조물인 nigrosome)이 발견됐다. 반면 파킨슨병으로 진행된 환자 11명은 기존 파킨슨병 환자 18명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부분이 나타나지 않는 특별 소견을 보였다. 이런 소견을 보인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파킨슨병을 앓게 될 확률이 7.13배 높았다.

배윤정 교수는 “렘수면 행동장애를 그저 잠버릇이 사나운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종민 교수는 “향후 MRI 검사 기술이 발전해 전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다면 파킨슨병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 근본적인 치료 및 예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는 영상의학 분야 유명 저널인 영상학(Radiology) 저널에 최근 실렸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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