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픽업트럭이 SUV를 이은 글로벌 시장 인기 차종으로 떠오랐다. 올해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는 주인공 대접을 받으면서 위상을 증명했다. 국내 시장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 쌍용차가 사실상 독점하던 상황, 현대차가 픽업트럭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뜨거워졌다. 

현대차의 픽업트럭 콘셉트인 산타크루즈. 현대자동차 제공

15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와 GM, FCA 등 미국 자동차 3사는 올해 중으로 각각 신형 픽업트럭을 내놓을 계획이다.

포드는 F-150 디젤 모델, GM과 FCA는 각각 신형 실버라도와 램1500이다. 디트로이트 오토쇼에는 GM과 FCA의 신형 픽업트럭이 선보였다. 업계 1위인 포드보다 한발 앞선 행보다.

특히 GM은 2019년 실버라도에서 스티어링 휠, 페달, 기어를 뺀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히며 관심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완전 자율주행 기능을 실버라도에 우선 탑재하겠다는 것이다. 메리 바라 GM CEO는 실버라도를 GM의 힘을 보여주는 차라며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가 픽업트럭에 주목하는 이유는, 자동차 시장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픽업트럭이 SUV와 함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 상위 3종이 바로 픽업트럭이었다. 포드 F시리즈, 쉐보레 실버라도, FCA 램1500 순이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대형 픽업트럭 시장에 진출했다. 쌍용자동차 제공

픽업트럭은 대당 판매 이익도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승용차의 3배 가량이나 되는 만큼, 생산과 판매에 대한 부담이 적다.

소비자들에게도 픽업트럭은 SUV를 앞서는 실용성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과 태국과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을 벗어나, 유럽에서도 판매량을 높이는 추세다.

글로벌 자동차사들도 픽업트럭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르노-닛산과 토요타 등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도 작년 X 클래스를 새로 선보이면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형 실버라도. GM 제공

국내에서는 최근까지도 쌍용차가 픽업트럭 시장을 독점하는 중이었다. 무쏘 스포츠에서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로 이어지는 계보다. 좁은 도로와 주차장 등 국내 사정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픽업트럭으로 꾸준한 인기를 이어왔다.

조만간 현대차도 픽업트럭을 새로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경수 현대차 미국법인장은 본사에 픽업트럭 개발을 강력하게 요청했고 실제 개발중이라고 소개했다. 2015년 현대차가 선보였던 픽업트럭 콘셉트인 '산타크루즈'를 기반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국내 애프터마켓이 활성화되면 픽업트럭 시장은 급격히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정부와 업계 등이 튜닝 산업에 힘을 실으면서 픽업트럭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국내 시장이 성장하면 수입차 업계도 픽업트럭 출시를 긍정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아직은 출시 계획이 없지만, 소비자 반응을 꾸준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픽업트럭은 SUV를 뛰어넘는 실용성과 경제성으로 유럽에서도 인기를 높이는 차종이다"며 "국내에서도 경쟁 구도가 생기고 애프터마켓까지 활성화되면 인기차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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