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2017년 시중은행의 상품과 서비스 출시 트렌드는 모바일과 편리함으로 요약된다. 비대면 거래 비중이 90%를 넘은 가운데, 영업점 방문은 최소화하고 빠른 시간 내에 쉽게 가입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상품들의 출시 기조가 내년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한 해 6개 은행의 인지도와 실적을 함께 높여준 효자 상품과 서비스를 알아봤다. 올해 트렌드를 금융에 접목한 상품부터 은행만의 고유한 특성을 입힌 상품까지 고객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 신한, 입소문만으로 ‘대박’…신한 S드림 신용대출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위성호 행장의 취임 일성이었던 ‘디지털 신한’으로 거듭나기 위해 올해 특히 모바일 전용상품을 쏟아냈다. 그 중에서도 입소문만으로 깜짝 실적을 낸 대출 상품이 올해의 상품으로 꼽혔다. 지난 6월 출시된 ‘신한 S드림 신용대출’이다. 재직서류와 소득서류 제출 없이 대출을 신규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덕분이다. 이 상품은 하루 평균 160억원의 대출 실적을 올리며 출시 5개월 만에 신규 금액 2,300억원을 돌파했다. 대출한도는 최대 1억원이고 대출금리는 최저 2.45%에서 최고 5.45%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별도로 광고나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실적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말 현재까지 이 상품의 대출건수는 9,109건, 누적 신규취급액은 2,355억원이다.

■ 국민, 금융상품에까지 스며든 ‘일코노미’ 열풍

사진=국민은행

올해 은행권의 상품 출시 트렌드는 연초부터 ‘나홀로족’에 맞춰졌다. 저마다 1인 가구에 특화된 상품을 내세우며 관련 상품 출시에 공을 들였는데 그 중에서도 스타트를 끊은 것은 국민은행의 ‘KB 1코노미(일코노미) 스마트적금’이었다. 일코노미는 ‘1인’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를 합친 말로,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책 ‘트렌드 코리아 2017’을 통해 올해 10대 소비트렌드 중 하나로 꼽은 개념이다. 이 상품이 인기를 얻는 데에는 여행·주말과 관련된 보험 서비스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 국민은행은 이 상품의 개발을 위해 그룹 1인가구 연구센터와 협업해 실제 1인 가구 고객 1,500명 대상의 설문과 인터뷰 결과를 상품에 반영했다. 지난 3월 출시된 이 상품은 11월 말 기준으로 11만8,000여좌가 유치됐고 잔액은 1,088억을 넘겼다.

■ 우리 “목돈 필요하세요? 적금 특별중도해지 서비스 이용하세요”

사진=우리은행

올해 우리은행의 효자 상품은 개인별 생애주기(Life Cycle)에 맞춘 서비스와 다양한 부가혜택을 제공하는 ‘올포미(All for Me) 적금·카드 패키지’였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이 상품은 올해까지도 우리은행의 대표 상품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올포미 적금은 목돈 마련을 위한 고금리 혜택과 함께 생애주기에 따라 갑자기 목돈을 지출해야 할 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결혼, 차량·주택구입 등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할 때 계약기간이 절반 이상 경과한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납입유예 및 특별중도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포미 카드는 빅데이터로 개인별 소비성향을 분석해 주로 사용하는 업종별로 높은 할인혜택을 자동으로 부여했다. 7대 업종(편의점·홈쇼핑·온라인쇼핑·할인점·병의원·이동통신·대중교통)에 대해 매월 고객이 이용금액이 큰 순서대로 ▲1~2위 10% ▲3~4위 7% ▲5~7위 5%의 할인율로 자동으로 청구할인을 적용한다. 20일 기준 352,937좌가 유치됐다.

■ KEB하나, 대학생이 집중 타겟…특색있는 혜택이 주효

사진=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에서는 대학생을 위한 금융브랜드 ‘YOUNG HANA(영 하나)’의 통장, 적금, 체크카드 등 3종 패키지 상품 중에서도 영 하나 통장이 올해 인기를 끌었다. 특색있는 혜택 덕분이다. 만 35세 이하 대학생 및 사회초년생이 주가입층으로, 하나카드 결제, 핸드폰요금 자동이체 등의 조건을 충족하거나 봉사활동 수행, B학점 이상 취득시에도 전자금융수수료 면제(10회~무제한)와 타행ATM출금수수료 면제(5회) 혜택을 제공하는 유스(Youth) 고객 전용통장이다. 11월 말 기준 16만7,224좌가 유치됐다.

■ ‘농협다운’ 상품, 전 연령층·도시에서도 고른 호응 얻었다

사진=농협은행

농협은행은 농업·농촌에 뿌리를 둔 은행답게 농업·농촌을 지원하는 농심 마케팅이 적용된 상품이 한해 인기상품에 올랐다. ‘농부의 마음 통장·적금’은 전 연령층과 도시·농촌 지역에서 고른 호응을 얻었다. 농협은행 거래실적을 배제하고 농협 경제사업장 이용실적만으로 우대수수료 및 우대금리 최고 0.4%P를 제공한다. 특히나 ‘농부의 마음 정기예금’과 더불어 이 상품은 이경섭 은행장이 적극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두달 만에 가입금액 1,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 18일 기준 8만2,115좌, 2,190억원이 유치됐다.

■ 기업, ‘일상생활 속 금융’이 인기 비결

사진=기업은행

기업은행은 ‘일상생활 속 금융’을 파고 든 서비스가 한해 큰 인기를 얻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i-ONE뱅크의 ‘휙 서비스’다. 휙 서비스는 공인인증서나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없이 자금이체와 현금자동인출기(ATM) 출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해 7월 출시됐다. 19일 기준 가입자 수 103만명이다. 모바일 쿠폰 선물하기, 경조금 보내기, 외화환전 등 고객이 자주 사용하는 생활 밀착형 금융거래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구축해 둔 것을 기업은행은 인기비결로 꼽았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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